미디어에서 약자를 다루는 법, 그런데 우리 주변의 우영우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페이스북 제공 (그림 : 피델체)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이것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자기를 소개할 때마다 하는 말이다. 범상치 않은 인사말, 영우는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도 아무 로펌에도 취업하지 못하다가, 대형 로펌 ‘법무법인 한바다’에 신입 변호사로 들어가게 된 영우는 사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사회성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장애이다. ‘스펙트럼’이라는 말은 자폐라는 같은 장애 안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유형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자폐인이어도 영우처럼 어떤 한 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을 보일 수도 있고, 중증 자폐인일 경우 초등학생 정도의 지적 수준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영우는 164의 높은 IQ와 엄청난 양의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변호사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영우의 기억력과 선입견 없이 톡톡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언제나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법정에서 승리를 이끌어 낸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자폐인을 매우 미숙한 사람으로 그려냈던 것과 달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인을 누구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심지어 너무나 사랑스러운 인물로 그려낸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던 거부감에서 벗어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게 된다. 또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우를 보며 시청자들은 장애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따라서 장애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동안 장애인을 대했던 본인의 행동을 반성하며, 그의 성공을 응원하게 된다. 


극중에서 동료 변호사로 최수연과 권민우가 등장한다. 영우를 지지하는 최수연과 달리, 권민우는 우영우에 적대적인 인물이다. 그는 영우가 자폐인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영우와의 경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영우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은 고려하지 않고, 영우에 대한 주변인의 따뜻한 시선과 그녀의 능력을 시기하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은 영우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민우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게 된다. 


즉, 미디어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을 능력 있고 사랑스럽게 그려내면서 대중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과 심적으로 연대하게 되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인물과는 거리감을 두어 분노하게 된다. 이것이 약자를 사려 깊게 다루는 미디어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주변에도 우영우가 있을 수 있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며,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주는 것이다. 권민우가 아닌 최수연이 되자. 이것이 우리에게 닿는 메시지이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 권민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최수연일까? 우리 주변에 가장 가시적인 장애인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를 벌이는 장애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에서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출근길에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애인도 자유롭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 주장을 보고 우리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물론 지지하고 연대했던 이들도 많았지만, “왜 하필 출근 시간에 시위를 하느냐”,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는 시위가 정당한 것인가”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상당했다. 우리는 드라마 속 우영우는 응원하면서, 정작 실제로 존재하는 장애인들은 차별하고 있지는 않는가? 


전장연은 페이스북에 “다른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만평을 게시했다. 전장연은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장애인도 차별과 배제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면 현실에서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라며, “변화하길 바란다면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 직접 변화를 만들어가는 장애인과 함께 하고 그 소리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대중들의 행동 변화를 촉구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을 사랑스럽게 그려내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듯이, 모든 장애인이 영우처럼 사랑스럽지는 않다. 대중들은 ‘사랑스러운’ 장애인에게는 최수연이 되고, ‘사랑스럽지 않은’ 장애인에게는 권민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이 어떠하든 모든 장애인은 차별받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사람은 장애 여부와 상관 없이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미디어에서 더욱 다양한 모습의 장애인들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착하든 나쁘든, 정의롭든 정의롭지 않든, 능력이 좋든 능력이 좋지 않든, 그들도 모두 같은 사람이며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도 비장애인과 같이 숨쉬듯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럼으로써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이 겪는 불평등과 차별에 공감하고 연대하기를 간절히 요청하는 바이다. 

pc 배너기사보기 2 (우리가 작성한 기사 기사내용 하단부) (898X100)
권효민 사무국 인턴 기자 vicky0616@naver.com
작성 2022.07.29 12:46 수정 2022.07.29 14:06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저작자표시 URL포함-변경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