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장이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것을 두고 미·중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대만 방문 강행이 미국 주도하에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동맹 '칩4 동맹'과 무관치 않은 가운데 미·중 사이에 낀 우리나라에 불똥이 튈까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칩4 가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에 대해선 현지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한편으론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3일 중앙일보가 국내 반도체·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5명과 인터뷰한 결과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서 칩4와 관련된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가입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두고 사실상 ‘경제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섣불리 어느 한쪽의 편에 서는 건 위험하다. 어느 쪽이 우리 기업이나 국가적 이익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이번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주식시장 전반에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이번 방문의 뒷배경인 칩4(CHIP4) 동맹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황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태평양 순방에는 대만과 한국, 일본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반도체 동맹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마크 리우 회장과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