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담양 죽녹원에서


담양 죽녹원에서



죽녹원 대숲 

바람길에 들어서면

댓잎 사각거리는 소리에

귀가 열린다


어두운 대숲

햇빛 한 점이 내려오면

촘촘히 좁은 공간에는

푸른 섬광이 번뜩인다


허당

빈껍데기

속빈 강정


누가 그대를 그리 불렀단 말인가


풀이라 나무라 

부르기도 애매한 것이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한다고

사방을 쑥대밭으로 만든다고


누가 그대를 그리 질책한단 말인가


늘 당당하고

곧게 자라는 

그대의 강직함은

사군자 중 으뜸이고

선비의 표상이 아니던가


속도 채우지 않고 

키만 하늘까지 솟은 

빈 속이라고 나무라지 말게나


너희는

죽녹원 대나무처럼 

한번이라도 

마음 비워본적이 있느냐



*죽녹원(竹綠園): 담양 성인산 일대 31만㎡의 공간에 조성한 대나무숲. 2.2km의 초록 대나무 숲길을 걸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듣다보면 더위는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작성 2022.08.20 09:54 수정 2022.08.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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