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현대판 우화(寓話): 코스미안 산고(産苦)

이태상

 

‘만물의 영장’이란 극도의 자기기만과 자만심에서 ‘인류(Human species)’가 지난 2 천여 년간 특히 서구의 산업혁명 이후로 자행해온 인종주의(Human Racism)가 자초한 결과가 오늘의 기후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아닌가. 이런 생물/무생물의 말종 아니 망종(亡種)의 한 좋은 샘플이 트럼프로 대표되는 인간이란 말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대오일번(大悟一番) 크게 한 번 깨달아 개과천선(改過遷善)해야 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때가 온 것이어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보다 앞서 이 지구별에 잠시 다녀간 우주 나그네 코스미안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이 그의 우화집 <광인(狂人) The Madman: His Parables and Poems,1918 > 에서 하는 말을 경청(傾聽/敬聽)해보리라.

 

“완전무결한 세상”

 

신(神)들 가운데 길 잃은 신이신, 길 잃은 영혼들의 신이시여, 내 말 좀 들어주소서. 미쳐 방랑하는 정령들인 우리를 보살펴주시는 인자한 운명의 신이시여, 내 말 좀 들으소서. 가장 불완전한 나는 완전무결한 종족 가운데 거(居)하나이다.

 

하나의 인간 카오스로, 혼동되어 어지러운 별구름으로, 완성된 세계들 - 여러 가지 생각과 잘 정돈된 꿈과 등기 등록된 시각과 관점 그리고 제정된 법률과 순결한 질서가 정연한 사람들 사이로 나는 움직이나이다.


오, 신이시여, 저들의 공덕은 자로 재어지고 저들의 죄악은 저울로 달아지며 어두워지는 황혼빛에 죄악인지 공덕인지 애매한 수많은 일까지 다 기록되고 편람되어지나이다.

 

이곳에서는 낮과 밤이 행동의 사계절로 나누어지고 한 점의 오류도 있을 수 없는 정확성의 지배를 받나이다. 먹고 마시고 잠자고 옷 입는 것, 그리고 이런 일상에 지치는 일에서도.

 

일하고, 놀고, 노래하고 춤추다, 시간 되면 잠자리에 눕는 일에서도.

 

이렇게 생각하고, 이만큼 느끼다가, 저 지평선/수평선 위로 어떤 별이 떠오르면 생각하고 느끼는 일을 중단하는 쉬는 일에서도.

 

미소 지으면서 이웃을 착취하고, 우아하게 손을 저으면서 ‘선물’을 하사하고, 신중하고 분별 있게 칭찬하고, 조심스럽게 책망하고, 말 한마디로 한 영혼을 파멸시키고, 입김으로 한 육신을 불태우고 나서는 그날의 일이 끝났다고 두 손 씻는 일에서도.


이미 설정된 기존 질서에 따라 사랑하고, 사전에 정립된 양식과 방식으로 자신 스스로 최고의 흥을 돋우고, 아주 그럴듯하게 신(神)들을 섬기고, 예술적으로 악마들 비위를 맞추다가 마치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것처럼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일에서도.

 

어떤 동기를 부여하고, 심사숙고하고, 꿀처럼 달도록 행복하고, 고상하고 품위 있게 고통을 감내하다가 내일이면 다시 채워지도록 오늘 마시던 컵에 담긴 모든 걸 비우는 일에서도.

 

오, 신이시여, 이 모든 일들을 이성(理性)과 법률에 따라 미리 결심하고 생각해 내고 정확히 시행해오다가 미리 처방된 방식 으로 종식하고 매장하는 일에서도.


그리고 인간 영혼 속에 자리한 무언(無言)의 무덤들까지도 번호를 매겨 표시하는 일에서도.

 

이처럼 완전무결한 세상은 최고로 훌륭하고, 최상으로 경이롭고, 신(神)의 정원에 가장 무르익은 과일이며 우주의 최대 걸작품이라고 하나이다.

 

하지만, 오, 신이시여, 왜 내가 이런 곳에 있어야만 하나이까? 나는 아직 다 쏟아 보지 못한 열정과 정열의 새파란 하나의 씨앗이고 동(東)과 서(西)를 찾지 않는 하나의 광풍(狂風)이며 폭발해 타버린 유성(流星)의 망연(茫然)한 별가루 티끌일 뿐이옵니다.

 

오, 신(神)들 가운데 길 잃은 신이신, 길 잃은 영혼들의 신이시여, 왜 내가 여기 있나이까?

 

“The Perfect World”


God of lost souls, thou who are lost amongst the gods, hear me:

 

Gentle Destiny that watchest over us, mad, wandering spirits, hear me:


I dwell in the midst of a perfect race, I the most imperfect.


I, a human chaos, a nebula of confused elements, I move amongst finished worlds—peoples of complete laws and pure order, whose thoughts are assorted, whose dreams are arranged, and whose visions are enrolled and registered.


Their virtues, O God, are measured, their sins are weighed, and even the countless things that pass in the dim twilight of neither sin nor virtue are recorded and catalogued.


Here days and nights are divided into seasons of conduct and governed by rules of blameless accuracy. To eat, to drink, to sleep, to cover one’s nudity, and then to be weary in due time.


To work, to play, to sing, to dance, and then to lie still when the clock strikes the hour.


To think thus, to feel thus much, and then to cease thinking and feeling when a certain star rises above yonder horizon.


To rob a neighbour with a smile, to bestow gifts with a graceful wave of the hand, to praise prudently, to blame cautiously, to destroy a soul with a word, to burn a body with a breath, and then to wash the hands when the day’s work is done.


To love according to an established order, to entertain one’s best self in a preconceived manner, to worship the gods becomingly, to intrigue the devils artfully—and then to forget all as though memory were dead.


To fancy with a motive, to contemplate with consideration, to be happy sweetly, to suffer nobly—and then to empty the cup so that tomorrow may fill it again.


All these things, O God, are conceived with forethought, born with determination, nursed with exactness, governed by rules, directed by reason, and then slain and buried after a prescribed method. And even their silent graves that lie within the human soul are marked and numbered.


It is a perfect world, a world of consummate excellence, a world of supreme wonders, the ripest fruit in God’s garden, the master-thought of the universe.


But why should I be here, O God, I a green seed of unfulfilled passion, a mad tempest that seeketh neither east nor west, a bewildered fragment from a burnt planet?


Why am I here, O God of lost souls, thou who art lost amongst the gods?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지만, 우리 각자는 각자대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사는 만큼 사는 것이라리.


독일계 미국 시인 찰스 부코우스키(Charles Bukowkski 1920-1994)의 시 한 편도 우리 함께 음미해보리라.

 

무리의 천재성

 

인간에겐 언제나

군대가 필요로 하는

배반과 증오와 폭력과 부조리가 있지

살인을 제일 많이 하는 건

살인하지 말라고 설교하는 자들이고

제일 심하게 미워하는 건

가장 큰 목소리로 사랑을 외치는 자들이며

전쟁을 제일 잘하는 건

평화를 주창하는 자들이지

신(神)을 전파하는 자들이야말로

신이 필요하고

평화를 부르짖는 자들이야말로

평화를 모르며

평화를 부르짖는 자들이야말로

사랑을 모르지.

경계하라 설교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안다는 자들을

경계하라 늘 독서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빈곤을 싫어하거나

자랑스러워 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칭찬을 받으려고

먼저 칭찬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제가 모르는 게 두려워서

남 비난하는 자들을

경계하라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세상 무리를 찾는 자들을

경계하라 보통 남자와 보통 여자를

경계하라 그들의 사랑을

그들의 사랑은 보통이기에

그들은 보통만을 찾지

그러나 그들의 증오엔 천재성이 있어

널 죽이고 아무라도 다 죽일 수 있지

고독을 원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해

자신들과 다른 것은 뭣이든

다 파괴하려는 자들을

예술을 창작할 수 없어

예술을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은

자신들이 예술을 창조하지 못하는 건

모두 다 세상 탓이고

제 사랑이 부족한 건 깨닫지 못한 채

네 사랑이 불충분하다고 믿으면서

널 미워하다 못해

그들의 미움이 완전해 지지

빛나는 다이아몬드같이

칼날같이

산 같이

호랑이같이

독초같이

그들 최상의 예술이지

 

The Genius of the Crowd

 

there is enough treachery, hatred violence absurdity in the average human being to supply any given army on any given day and the best at murder are those who preach against it and the best at hate are those who preach love

and the best at war finally are those who preach peace

 

those who preach god, need god

those who preach peace do not have peace

those who preach peace do not have love

 

beware the preachers

beware the knowers

beware those who are always reading books

beware those who either detest poverty

or are proud of it

beware those quick to praise

for they need praise in return

beware those who are quick to censor

they are afraid of what they do not know

beware those who seek constant crowds for

they are nothing alone

beware the average man the average woman

beware their love, their love is average

seeks average

 

but there is genius in their hatred

there is enough genius in their hatred to kill you

to kill anybody

not wanting solitude

not understanding solitude

they will attempt to destroy anything

that differs from their own

not being able to create art

they will not understand art

they will consider their failure as creators

only as a failure of the world

not being able to love fully

they will believe your love incomplete

and then they will hate you

and their hatred will be perfect

 

like a shining diamond

like a knife

like a mountain

like a tiger

like hemlock

 

their finest art

 

이 모두가 깜깜한 카오스의 밤을 밝혀 바야흐로 개명 천지 코스미안시대를 열기 위한 코스모스 산고(産苦)의 고진감래(苦盡甘來)가 되는 것이리라.

 

인간의 작은 그림은 우리가 그리는 것이겠지만 우주적 큰 그림은 그려지는 것이라면, 카오스의 불행 비극조차도 우리는 긍정적으로 이용하고 수용해 낙관할 수 있으리라.

 

미국 작가 필립 로스(Philip Roth 1933-2018)가 그의 작품 ‘방송 중(On the Air: A Long Story, 1970)’에서 말하듯이

 

“세상이 일종의 쇼라면! 우리 모두 다 저 하늘 높이 계신 대 연출가가 물색 스카우트해 놓은 탤런트 연예인들이라면, ‘대 인생쇼’에 출연하는! 인생의 목적이 오락이라고 생각해 보라.”

 

오늘날 우리가 신문이나 TV 등 뉴스를 보면 영화 보는 것 같지 않나. 전쟁영화, 괴기영화, 탐정영화, 비극영화, 희극영화, 도색영화, 연애영화, 만화영화 등 등

 

정말 인생이 드라마와 같다면 여러 가지 배역이 필요하지 않은가. 따라서 ‘악역’을 맡는 사람도, 조연도, 엑스트라도, 다 필요하지 않으랴. 그러니 너도나도 각자대로 다 맡게 되는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으리라.

 

어떻든 우린 모두 각자의 배역을 맡아 최선이든 최악이든 큰 그림을 우리 다 함께 그리게 되는 것으로 각자가 각자대로 감사하고 자축할 일이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작성 2022.09.03 10:14 수정 2022.09.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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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