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 중 1370원을 돌파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이 뚫리자 최근까지 연내 환율 상단을 1350원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등에 따라 상단을 올린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정점 등이 확인되면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외여건이 급변하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달라졌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등에 따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커졌고,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요도시가 봉쇄돼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 결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20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대에 진입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전 거래일보다 0.48% 내린 달러당 6.93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점검회의에서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이 중첩되며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적기에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33개 도시를 봉쇄하고 나선 점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이런 우려가 달러당 위안화 가격을 7위안 근처까지 끌어올리며 원/달러 환율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화 약세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유럽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