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의회 뉴스 / 한승우 사무국 인턴기자] 지난 8월 18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에 의해 발의된 통신비밀 보호법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의 내용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나 통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이른바 통화 녹음 금지법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동의 없는 녹음을 허용하는 경우 이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개인 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통화 녹음 금지법의 근거이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음성권을 보호하고 통신 비밀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 통화 녹음 금지법은 제3자가 다른 사람의 대화를 도청하는 것만을 금지했던 기존과는 달리, 상대방의 확실한 허가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녹음자 본인이 대화에 참여하였어도 사전에 동의가 없었다면 처벌받을 수 있으며 폭언이나 폭행으로부터 자기 방어를 하기 위해 녹음하는 것도 사전에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전부 불법이 된다.
하지만 녹음을 하기 위해 상대방의 동의를 얻는 것은 실질적으로 쉽지 않고 녹음 파일을 법적 증거로 사용할 때 가능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약자들의 입을 막는 법안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더구나 성폭력 문제나 직장 내 갑질 등 사회적 문제로 시끄러운 현 시국에 이러한 법안이 발의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선진국들은 이미 개인의 음성권 보호를 위해 상대방의 동의 없는 녹음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국가는 이러한 제도를 두고 있지 않으므로 입법의 선례로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더구나 개인의 음성권이란 어디까지이며, 이것이 보호하고자 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
또한 통신 비밀의 자유 보장이 음성 녹음 기능으로 인해 보호될 수 있는 수많은 공익과 약자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비록 개인의 인격도 중요하지만 인격과 품위는 개인의 행동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통신 비밀의 자유는 매우 중요하므로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러한 비밀이 다른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책임 없는 자유라면 이는 권리 남용이다. 자유의 보장이 공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 이를 고려하여 합당한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고발과 사생활 보호,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통화 녹음 금지법은 이를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를 거쳐 수정될 필요성이 있다. 특히나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기본권이 중요한 만큼 음성권의 보호 범위를 정하고 통신 비밀의 자유를 보호하되 이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번 발의안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회에서 통과가 되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