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법잡 시리즈 첫 번째: 누구나 가족이 될 수 있는 생활동반자법, 들어보셨나요?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김지민 사무국 인턴기자] 차별금지법 발의가 이슈가 되면서 함께 그 논의가 활성화된 법안이 있다. 바로 생활동반자법이다. 이름만 들으면 그 내용이 무엇일지 잘 가늠이 가지 않는다.

생활동반자법은, 혈연이나 혼인관계가 아닌 동거가족 구성원들이 기존 가족관계와 동등한 법적, 사회적 지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우선 생활동반자법이 논의되기 시작한 배경은, 기존 가족관의 재정립이라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혼인신고를 통해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성 부부만을 정상적인 가족으로 보는 풍조가 있었다. 동성이어도 인정이 되지 않았고, 사실혼, 즉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하는 관계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다양한 가족들의 형태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동성 커플이나 노인들끼리 동거를 하고, 비혼주의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9년에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했던 가족 인식조사에 따르면, 혼인/혈연과 무관하게 생계와 주거를 공유할 경우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전체 표본의 66.3%였다. 예전에 비해 가족관이 다양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동반자들은 기존의 ‘정상적인‘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적인 불이익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사실혼 관계에서 배우자가 사망하더라도, 상대는 상속권이 없다. 친족 관계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의료보험, 국민연금 수급권자에서 제외되고, 상대 배우자의 의료 과정의 의사 결정에서 배제되며, 가족끼리 사용할 수 있는 통신사, 항공사 혜택 등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은 혼인신고가, 생각보다 많은 차별을 낳고 있었던 것이다. 생활동반자법은 이러한 차별을 막고자 제정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떠할까. 생활동반자법을 시행했거나 하고 있는 국가는 상당히 많다. 20세기 말, 덴마크에서 최초로 제정된 이후 뉴질랜드, 우루과이, 독일, 벨기에 등 많은 국가들이 생활동반자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중 일부 국가들은 동성 결혼 합법화에 따라 생활동반자법이 폐지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PACS (시민연대계약)'를 예시로 들어보면, 프랑스의 PACS는 1999년에 제정되어, 몇 번의 개정을 거쳐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제도이다. 당사자들이 PACS를 체결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신고하게 되면, 시청 직원은 PACS의 신고를 등록하며, 공시절차를 진행하도록 한다. PACS를 맺은 파트너들은 공동의 삶의 의무, 성적 성실의 의무, 부양의 의무, 물질적으로 도울 의무 등 다양한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동시에 사회보장과 관련된 권리, 세금과 관련된 권리 등의 권리를 취득하게 된다. 출산과 육아와 관련된 부문에서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사회적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에 PACS제도가 처음 도입될 때 반대가 심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반대가 일었었다. 일부 종교계, 보수 진영은 다양한 가족형태라는 개념이 정상가족 형태를 해체하는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생활동반자법을 ‘동성애법의 우회 법률’이자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생활동반자법이 ‘전통적 가족을 해체’시키고 자녀 양육의 부자연스러움과 위험성, 성적 문란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진실로 삶을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가 아님에도 혜택을 위해 법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우선 생활동반자법은 동성애자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 동성애자 ‘도’ 위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을 통해 오로지 동성애자만이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외롭지 않을 권리> 저자인 황두영 작가는 “생활동반자법은 원하는 사람과 서로를 돌보며 살 기회를 국민 모두에게 보장하는 법이다. 정부는 둘이 왜 같이 살고 싶은지를 굳이 묻지 않으며, 정부가 알아야 할 것은 둘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유지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정부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악용 가능성이 존재한다 해도, 우려되는 부분보다 생활동반자법을 통해 보호될 법익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생활동반자법이 제정됨으로써 파생될 효과는 어떤 것이 있는가? 우선, 다양한 생활공동체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초반에 언급했던 ‘정상적‘인 가족만이 누릴 수 있던 이익을 다른 형태의 가족들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돌봄 공백이 해소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생활동반자법이 가장 필요한 세대는 노년층이다. 황두영 작가의 인터뷰에 따르면, 45~65세 사이의 중년층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다. 비혼 혹은 이혼, 사별을 겪은 뒤에도 20-30년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친구와 혹은 연애를 하면서 같이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가족이라는 것이 최소한의 돌봄의 단위이고 빈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거는 생활비 절약이 가능하다는 큰 이점이 있으므로, 생활동반자법 제정은 고령층의 경제적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PACS 제도가 시행됨으로써 합계 출산율이 증가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 

pc 배너기사보기 2 (우리가 작성한 기사 기사내용 하단부) (898X100)
김지민 사무국 인턴 기자 alsj0000@naver.com
작성 2022.10.19 10:27 수정 2023.01.01 20:48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의 모든 저작물은 [저작자표시 URL포함-변경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