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왁새

강흥수

 

왁새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 드맑아서 적적하고

이지러진 달빛이 왁새 숲에 출렁이는 밤

왁새들도 외로운지 서로 비벼대며 왁왁 울어

그 분위기에 취해 나도 모르게

잊고 지내던 짝사랑이란 노래를 부른다

아~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나라 잃은 시대의 슬픔만큼은 아닐지라도

세월에 흘러가버린 청춘이 못내 아쉬워

꽃봉우리 같던 짝사랑 소녀를 애타게 부르듯

왁새를 으악새로 늘어지게 불러본다

딱딱한 도시 말 같은 억새라는 표준어보다는

왁새라는 어릴 적 고향 사투리가 그리워

잃어버린 소녀의 이름을 부르듯

구슬프게 불러본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나만의 노래를

 

 

[강흥수]

충남 안면도 출생

첫 시집 ‘마지막 불러보는 그대’ 출간

‘인연은 뿌리깊은 약소’

‘아비’

‘새벽길’ 등 7권 시집 출간

한국시 대상 수상

공무원문학상 수상

한남문인상 수상

 

작성 2022.10.24 09:12 수정 2022.10.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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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