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40% 시대 1m의 장벽에 대해서─노인을 위한 키오스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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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최윤서 사무국 인턴 기자]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유행은 사회의 디지털화 및 비대면화를 가속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원 대신 기계(일명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 ‘주문의 키오스크화’이다. 키오스크 사용 점포의 대표 격이었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개인 음식점과 카페마저도 키오스크를 도입한 후 “주문은 키오스크로만 받습니다.”로 일관하니, 2022년 현재 키오스크를 갖추지 않은 점포를 찾아보기가 더 어렵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로 인해 나타난 대표적인 부작용이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이다.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현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은 50%를 간신히 웃돌며, 이는 일반 시민의 절반 수준이다. 그나마도 아직 여러 종류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60대의 중장년층이 포함된 수치로, 70대의 디지털 역량은 15%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농어민, 장노년층을 일컫는 정보 취약 계층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이다.


물론 이처럼 심각한 디지털 소외 사태에 대해 사회가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령 서울시는 2020년 10월에 디지털 역량 강화 종합 대책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5월에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본격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왔으며, 기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키오스크 체험존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로 유효한 해결책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키오스크 교육의 접근성이 과연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를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유효하게 높은가? 키오스크 교육은 주로 노인복지관을 비롯한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데, 의무교육이 아니기에 해당 정보를 알지 못하는 노인들은 키오스크는커녕 키오스크 사용 교육에조차 접근하지 못한다. 또한 연령대에 따라서도 필요한 교육이 다르다—서울디지털재단의 한 강사는 "80대 어르신은 교육 자체 보다는 말벗이 되어주시기를 바란다면, 60대 영시니어들은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높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 위주로 배우고 싶어하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모든 키오스크가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것도 아니다. 다른 업종 간에는 물론이고 같은 업종에서도 점포가 사용하는 키오스크 종류에 따라 사용 방법이 판이하다. 어떤 키오스크는 물건을 선택한 후 옵션을 조정하게 되어 있는 반면 어떤 키오스크는 모든 옵션을 다른 메뉴로 분류하여 나열해둔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키오스크를 사용한 주문 방식은 고령층이 익숙해지기에는 굉장히 복잡하다─현란하게 제시된 여러 옵션 중에서 간신히 구매한 물건을 골라도 바로 결제되는 것이 아니라 ‘장바구니’에 담긴다. 이후 장바구니를 찾아 들어가 결제를 선택하면 적립과 결제 방식, 금액권 사용 여부 등을 묻는다. 이처럼 다양한 관문 앞에서 20대인 필자조차 당황하거나 가진 쿠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는데, 노인들에게는 어떻겠는가?


그리고, 이 모든 유효성에 대한 논의를 떠나서, 다소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로 돌아가 보자. 편리성과 효율성을 근거로 사회의 특정 계층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다시피 해놓고 뒤늦게 그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의 도움을 제공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사회에 만연한 어떤 시스템에 대해서 어떤 계층의 절대다수가 참여하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실패한 시스템이 아닌가? 키오스크와 같은 정보 취약 계층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여 새롭게 도입된다면, 그것이 완전히 보편화되어 대체할 다른 방안이 없어진다면, 그때도 모든 소외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가서 재교육할 것인가?


우리는 키오스크에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면 주문을 병행하여 받는 것도 좋고, 키오스크 사용이 어렵다면 직원을 불러 달라는 안내 문구를 덧붙이는 것도 좋다. 어떤 방식으로든 노령층이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의 확산이 현 사회에 절실하다.


기억하라. 한국은 나이 들고 있다. 지난 5월 25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에는 총인구 대비 고령인구의 비중이 40%를 넘을 전망이며, 중위연령 또한 7개의 시도에서 60세를 넘어선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전혀 늙어갈 준비를 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될 그들을 바깥으로 밀어내기에 급급하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상기하라─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며,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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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10.27 11:31 수정 2022.10.2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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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