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성재림 기자]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A병원장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사원의 명단을 해당 직원들의 감염 예방 및 관리라는 명목으로, 당사자 동의 없이 부서장에게 공개한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라 결정하며 재발 방지를 권고했다.
피진정인 A병원장은 백신 접종 미완료 직원의 명단을 각 부서장에게 메일로 전송했다. 보건소의 안내 사항 및 방역 조치를 준수하기 위함이었다. 작년 11월 12일, 보건복지부가 ‘급성기 의료기관 방역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보건소는 동월 15일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PCR 검사를 1회 의무 시행해야 한다는 공문을 A병원에 발송했다.
이에 따라 A병원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했다. 11월 30일, 전 부서에 미접종자 직원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PCR 검사 실시를 공고했다. 각 부서장에게 접종 미완료자 명단을 메일로 전송한다는 점도 안내했다. 그 후 같은 해 12월 1일부터 대상자에 대한 PCR 검사가 실시됨과 동시에, 모든 부서장은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원 명단을 메일로 전송받았다.
피진정인 A병원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부서장이 해당 부서 내 직원들의 증상 여부 확인 및 업무배제 조치, 개인보호구 착용 관리와 같은 복무 관리를 이미 시행해 왔다”라며, “미접종 직원의 검사 시행 여부 확인도 방역 수칙 준수 차원에서 부서장의 관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접종자 명단은 해당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전송되었다. 이에 대해 A병원장은 “피진정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공익의 목적을 위해 직원들을 관리하며 감염 확산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미접종 직원들에 대한 예방접종 및 PCR 검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동시에, 인권위의 결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인권위는 A병원의 조치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경우라고 결정했다. 민감정보인 ‘백신 접종 여부’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공개했다는 점이 그 이유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 제1항은 ‘상ㆍ신념, 노동조합ㆍ정당의 가입ㆍ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 밖에 정보 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민감정보라 일컫는다. 동시에,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거나 “법령에서 민감정보의 처리를 요구하거나 허용하는 경우” 외에는 본 정보를 처리 불가한 점을 명시한다.
인권위는 백신 접종 여부를 민감정보라 판단했다. 백신 접종 유무를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의 ‘건강에 관한 정보’로 여김과 동시에, 이것이 “사상·신념 및 정보 주체의 사생활 등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고 본 것이다.
인권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에 근거해 A병원의 조치를 문제 삼았다. A병원장이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으며, 해당 정보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법령에 의한 행위가 아니었음을 지적했다. 또한,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불가피하게 정보를 제공해야만 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았다.
A병원의 행위를 두고 “헌법 제10조 및 제17조에서 도출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라고 내세운 것이 인권위의 결정이다. 인권위는 “모든 사람은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대하여 공개와 유통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그 근거로 헌법 제10조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를 들었다. 동시에, 인권위는 A병원에 이와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