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한 알의 씨앗
갑목 되기 위해
엄마 품에서 탄생의 순간을 기다린다
그의 이름은
호두의 사촌 가래나무
추자라고도 불리운다

드디어 엄마 품을 떠나
인생이라는 먼 여행을 떠난다
한 알의 씨앗 큰 갑목 되기 위해~
어릴 적 시골 살 때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쭉 뻗은
가래나무, 꼭 키워보고 싶었지

탯줄 제거하고 한 차례
샤워를 하니 말쑥해진 모습
훗날 하늘 향해 우뚝 솟아 오르리~
밤나무 농장에 옮겨 심어
예쁘게 수형을 잡아
멋진 갑목으로 키워야지~

그대로 심어도 되겠지만
새싹의 고통 줄이기 위해
일주일 간 잠수를 해야 한다
귀한 신분이라 그런지
씨방을 품은 껍질이
무척이나 단단하다~

샤워를 마치면
농장에서 딱딱한 각질을
벗는 극기의 시간을 보낸다
우직하고 수려한 갑목이 되고
시원한 응달 만들려면
인내의 시간이 걸리겠지?

드디어 오늘
일주일 간 샤워 마치고
150여 개 가래가 시집을 간다
따뜻한 새 이불 덥고
씩씩하게 추운 겨울 나면
새봄에 연초록 새순 보여주겠지?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시원한 응달 만들어 주는
내가 꼭 심어보고 싶었던 나무
내 당대 ?
아니면 내 후대에는
가래나무의 멋진 모습 볼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