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영현 기자] 2023년 FA 시장이 심상치 않다. 특히 4팀의 안방마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바야흐로 KBO 포수 대격변의 시대다.
시즌 전부터 각 팀의 주전 포수들이 대거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기 때문에 역대급 FA 시장이 될 거라 예상되었다. 2023년 FA 자격을 얻는 포수는 SSG의 이재원, LG의 유강남, KIA의 박동원, NC의 양의지 그리고 두산의 박세혁까지 총 5명이었다. 이 중, 우승팀 SSG의 이재원이 FA 신청을 포기하면서 4명의 거물급 포수가 시장에 나오게 됐다.
가장 먼저 계약을 맺은 건 LG의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21일, 4년 80억 원의 금액으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92년생으로 FA 자격을 얻은 포수 자원 중에 가장 젊으면서도 LG에서 2015년부터 주전 포수로 꾸준히 활약하며 1,030경기나 소화한 베테랑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는 2017년 시즌이 끝나고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FA로 삼성에 이적한 뒤로, 매 시즌 포수 자리가 약점으로 자리 잡았다. 젊은 포수를 육성하기 위해 유망주 선수들을 기용해봤지만, 주전 포수로는 부족한 역량이었다. 롯데의 과감한 투자는 유강남이 그동안 자신들이 찾고 있던 주전 포수의 적임자이자, 젊은 선수들에게 든든한 멘토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LG가 유강남을 떠나 보냈다는 이적 기사가 올라온 지 1시간도 되지 않은 시점. LG는 박동원을 4년 65억 원에 영입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포수 연쇄이동의 신호탄을 제대로 터뜨렸다.
KIA는 지난 시즌 중, 키움으로부터 트레이드를 통해 박동원을 영입했다. 우승을 노리는 SSG에 주전 포수 김민식을 내주며 비게 된 안방을 메꾸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주전 포수 박동원은 빠르게 팀을 떠나 버렸다. 반면 LG는 15억 원을 아끼면서, 이번 시즌 18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까지 장착한 박동원을 유강남의 대체자로 빠르게 영입했다.
다음날 22일, KBO 역사상 최고 규모의 FA 이적 발표가 나왔다. NC의 양의지가 4+2년 152억의 계약으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양의지다.
양의지는 2번째 FA 자격임에도,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다. 첫 번째 FA였던 2018년, 4년 125억에 NC로 이적했었다. NC에서의 4년 동안 51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6 566안타 103홈런 397타점을 기록하며 KBO 최고 타자의 모습을 보이며 리그를 평정한 양의지는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두산은 9위라는 낯선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다시 시작하는 두산이다.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승엽 감독을 선임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 역대 FA 최고액에 양의지를 영입하며 새 출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두산이다.
두산의 양의지 영입으로 자신의 입지가 달라진 한 선수가 발생했다. 바로 양의지가 NC로 간 사이 두산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박세혁이다. 그리고 이틀 뒤, 박세혁은 4년 46억에 NC로 이적했다. 사실상 두 팀의 안방마님끼리의 맞트레이드가 되었다.
양의지의 백업 시절, 안정적인 수비 능력과 준수한 타격으로 그의 공백을 메꿀 선수로 평가받던 박세혁이었다. 하지만 장점이었던 수비 능력은 갈수록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타격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이 거금을 들여서 다시 양의지를 데려온 이유이다. 보장된 자리에서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한 박세혁은 NC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세혁까지 계약하며 FA 시장에 나온 포수들은 모두 소속팀을 찾았다. 하지만 이렇게 포수 포지션의 연쇄 이동이 끝났다고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FA 보상선수던, 트레이드든 언제든지 어떤 식으로도 추가적인 이적이 발생할 수 있다. 시즌이 시작되고 각 팀의 안방에 어떤 선수가 앉아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