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자살’ 아닌 ‘아동 살해 후 극단선택’, 명백한 부모의 자녀 살인 행위

[미디어유스 / 서은지 기자] 지난 25일, 인천의 일가족 4명 중 10대 형제는 숨지고 40대 부모는 뇌사 상태에 빠진 채 발견되었다. 현장에는 극단적 선택이 의심되는 흔적이 있었으며, "장례식 없이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라는 글귀가 적힌 유서가 남아있었다.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여 생을 마감한 사건은 꾸준히 발생해왔다. 

지난 5월엔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졌었다. 한 달 동안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다녀오겠다던 조양의 가족이 실종됐던 사건이다. 조양 가족의 흔적은 제주도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 CCTV 영상 속에 남아있었으며, 조양은 어머니의 등에 업힌 채였다. 많은 사람들이 조양 가족의 무사 귀환을 바랐지만, 결국 그들은 완도 앞바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비속 살해 후 극단 선택을 하는 부모가 매년 20명에 이른다고 한다. 원인으로는 경제문제가 32.5%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가족관계와 정신건강 문제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담 인력과 고위험군 방문 사업을 늘리겠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어린이 권익 단체를 중심으로 ‘동반자살’이 아닌 ‘살해 후 자살’로 명칭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전개되어왔다. 이에 따라 11월 18일 개최된 ‘제16회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새로운 보도 기준 권고가 내려졌다. 아동의 인권을 위해 ‘가족 동반자살’에서 ‘아동 살해 후 극단선택’으로 표기하도록 명명된 것이다. 


‘아동 살해 후 극단선택’은 가장 비극적인 형태의 아동 학대다. 가해자가 무고한 자녀의 목숨을 앗은 사건임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40명 중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아동은 14명에 해당한다. 즉, 한 달에 1명 이상의 아동이 자녀 살해 후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보호자가 동반 자살을 주도할 경우, 피보호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 특히 어린 자녀, 노부모, 지병을 앓고 있는 구성원 등은 더더욱 생존의지를 피력하기 어려울 것이다. 


울산지방법원에선 자폐 아동을 살해한 후 자살을 시도한 모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친자를 상대로 한 범행이고, 특히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고 방어 능력이 전무한 장애아동에 대한 극단적 범행’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2020. 5. 29. 선고 2019고합365 판결문)


‘혼자 두고 갈 수 없어서’는 절대 살인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종식된 존재가 아니다. UN 아동권리협약 제6조에 따르면 ‘당사국은 모든 아동이 생명에 관한 고유의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모든 아동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을 개척해 나갈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자살 고위험군들을 보호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점,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 등을 보아 사회적으로도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담당 인력과 예산을 늘리고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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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11.30 16:05 수정 2022.11.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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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