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훈민 학생기자 (커피해럴드신문/강원대학교)
영화 버킷리스트는 커피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커피의 향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듯 이 영화 속에 담긴 커피의 상징성을 통해 감독이 주고자 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커피 한 가지로 담아낼 수 있으며, 영화에서 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커피라는 소재에 담겨있다.
영화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상식이 풍부하지만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생을 살아온 평범한 노인 카터는 시한부가 되어 병상에 간다. 버킷 리스트를 만들자는 말을 떠올렸지만 너무 늙었음을 깨닫는다. 카터가 입원한 병원의 소유주인 콜은 사업만을 생각하며 가정을 돌보지 않고 일만 하다 시한부 인생을 진단받는다. 우연히 같은 병실에 놓인 두 사람은 버킷리스트를 함께 하고자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들의 버킷리스트는 11가지였다. 장엄한 광경 보기,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기, 눈물 날 때 까지 웃기, 머스탱 셀비로 카레이싱하기, 정신병자 되지 말기, 스카이 다이빙 하기, 가장 아름다운 미녀와 키스하기, 영구문신 새기기, 세계 여행하기, 만리장성 오토바이로 질주하기, 사자 사냥하기이다. 하나씩 소원을 이뤄가는데, 이는 인간이 가지는 욕망 그리고 소망을 상징한다.
스카이다이빙은 긴장과 자극이다. 커피는 즐거움과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긴장감을 준다. 각성시켜 잠을 쫓지만 강렬하다. 커피 한 잔에서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두려움과 자극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문신 새기기는 카터가 완강히 거절한다. 영화에선 신에 대한 믿음을 두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의 삶에서 종교는 영원한 물음이자 목표이다. 커피의 역사를 알면 다양한 종교를 이해할 수 있다. 카레이싱은 경쟁이다. 카터가 에드워드를 압도하는데, 자동차를 잘 알기 때문이다. 돈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관심과 시간이다. 커피 또한 그렇다. 비싸고 좋은 장비가 있어도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은 사람보다 낫다 할 수 없다. 여행을 하며 가족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카터는 딸과 만나기를 버킷리스트에 적으라 하지만 적지 못한다. 콜에게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고 억만장자가 되는 것은 가능했지만, 딸과 만나는 것은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커피는 우리에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것이 커피가 주는 힘이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가족과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면,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사회에서 커피 한잔이 주는 느슨한 시간은 죽기 전 떠올릴 간절한 모든 순간일지 모른다.
콜이 유일하게 했던 행동은 루왁커피를 마시는 것, 그 외엔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수 없었다. 고급 루왁커피를 즐기면서 대리인이 루왁커피에 대해 모르자 그것도 모르냐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습에서 커피는 콜이 타인에 대한 시선을 기준으로 살아온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진정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그 많은 돈을 벌었어도 소박한 소원을 버킷리스트에 작성했던 콜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의 루왁커피는 비싸고 희소성이 있지만, 그것이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상징한다. 주인공은 성공했지만 교양과 시선을 중시해 자신의 진짜 인생을 놓치고 살았고 그것을 커피를 통해 깨닫는다. 콜의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눈물날 때 까지 울기’는 루왁커피의 제조과정이 고양이의 배설물이었다 라는 사실을 알면서 이루어진다. 결국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물질적 욕망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감독은 던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합리적이며 얼마든지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커피 품종이 있다. 모두가 한 가지 커피만 고집했다면 커피가 이토록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페셜티 소비자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인간은 본연적으로 다양한 맛과 개성을 추구하고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비싸고 희소성 있는 것 또한 가치가 있지만 우리 자신을 마주하는 것보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없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커피는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한다. 감정 많은 것들이 담겨 우리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로 담아진다. 커피는 단순히 잠을 쫓고자, 맛과 향을 즐기고자 하는 음료가 아니다. 커피를 통해 세상을 보면,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다. 커피 한잔에는 종교와 철학 역사 감정 과학 등 인간적인 모든 질문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