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음력 4월 13일 아침 일본군 제1군 선발대가 대마도의 오우라 항을 출발하여 저녁나절에 부산포에 도착하였으니 이로써 임진왜란 7년전쟁이 시작되었다.
조선 침략을 준비한 일본군은 규슈의 히젠 나고야 성에 전쟁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약 20만 병력으로 조선 침공에 나섰다. 왜군은 600여 척의 배를 동원하여 일기도와 대마도를 중간 기착지로 하여 부산포로 향했다.
대마도에서 부산까지는 직선거리가 50km에 불과하다. 날씨가 맑은 날 부산 영도에서 바라보면 대마도가 환히 보인다. 쾌속선으로 부산에서 대마도 북부의 히타카츠 항까지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무동력선으로 대마도에서 부산포까지 오는데 9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일본군이 중간 기착지로 머물렀던 대마도를 답사하기 위하여 부산에서 배를 타고 1박 2일의 여정에 올랐다. 패키지 여행으로 히타카츠 항에 내려 섬 일주 관광버스를 타고 남쪽부터 북쪽까지 샅샅이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장소는 역시 오우라 항이다. 임진왜란 연구가들 사이에 고니시 유키나가가 머물렀다는 집이 오우라 항에 남아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실제 확인하기는 쉽지 않았다. 설사 그런 집이 있다고 해도 집주인이 확인해 줄 것 같지 않았다.
오우라 항을 뒤로하고 대마도 북단의 한국전망대에 올랐다. 옅은 해무 때문에 부산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420년 전 조선 침공에 나선 왜군 선단이 이 바다를 뒤덮었을 것이다. 섬과 바다는 그대로인데 그때 사람들은 지금 이 공간에 없다. 무엇 때문에 이웃 나라가 그토록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했는지 허무한 생각이 든다. 대마도는 지금 완연한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