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정인철 목사를 떠나 보내며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빈 들의 마른 풀 같은 삶이었지만 이 시대의 진정한 성자(聖子)

   

 

<채성수 발행인 칼럼>  며칠 전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한 사람을 떠나 보냈다.

 

짧다면 짧은 나이 67세, 평범한 페인트공이자 건설현장 노동자인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특별한 또 하나의 직함이 있다. 바로 목사라는 직분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내가 바라본 정인철 목사님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그는 10년 전 가평군 설악면에 홀연히 나타나 페인트칠 건설노동자로서 번 돈으로 조그마한 교회를 세우고 주위의 소외된 이웃과 사회적 약자 그리고 보통사람들을 위한 선교를 시작했다.

 

목사 사례비는 받지 않고 오히려 힘들게 페인트칠을 해서 번 돈을 성도들과 함께 나누었다.

 

성도들 집수리와 페인트칠은 물론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마다 않고 일을 해 주었다.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물심양면 닥치는 대로 봉사를 했지만 생전에 받지 못한 돈만 오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자신을 희생하면서 봉사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목사님은 일하고 싶고 돈 벌고 싶어도 기술이 없어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사를 맡아 그들을 보조공으로 데리고 다니며 일당을 나누어 주었다.

 

일 못하는 사람을 데리고 갔으니 본인이 2배 3배로 일을 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가운데에도 한 번 설교를 하기 위해 밤샘 준비를 하는 삶이 계속 되는 등 주경야독의 생활이 계속되었다.

 

조금씩 모여든 신자는 어느 덧 20여명이 되었고 정인철 목사님은 성도와 동고동락하며 낮은 곳으로 임하는 삶 그 자체의 생활을 했다.

 

그러던 며칠 전 별안간 쓰러지셔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한림대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열흘 만에 안타깝게도 하늘나라의 부름을 받고 소천 하셨다.

 

목사님의 사인은 패혈증이었다. 한마디로 직업병이었던 것이다.

 

직업상 좁은 공간과 밀폐된 곳에서 페인트칠하는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이 예견된 상황이었다. 

 

지하실 교회 한 켠에 마련된 작은방,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려고 2배 3배의 일을 한 결과 과로로 사망을 한 것이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오히려 지친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힘겨워하면서 고통을 극복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었다.

 

그분의 10년의 노동은 일반 사람들의 30년에 버금가는 긴 노동시간이었다.

   

 

1년 전 쯤 목사님께 말씀드린 기억이 난다. “목사님! 그렇게 무리해서 일하시다가 쓰러지십니다. 쉬엄쉬엄 하세요” 그랬더니 목사님은 씨익 웃으면서 “그러다 쓰러져 천국가면 좋지요. 하나님께서 수고했다. 이제 편히 쉬거라 하시면 그때 기쁜 마음으로 영원히 쉴 텐데요”라고 말했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출세주의가 만연한 지금 정인철 목사님의 길지 않은 삶은 힘없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 그리고 따뜻한 사람을 위한 삶 그 자체였습니다.

 

이름도 없고 빛도 없는 빈 들의 마른 풀 같은 삶이었지만 이 시대의 진정한 성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그 분의 말씀대로 행하시다 천국으로 가셨으니 마음 편히 영생복락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큰 소망을 심어주시고 소천하신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목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생활하는 ‘주님이 품은 교회’ 성도님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영원토록 함께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작성 2023.02.07 13:03 수정 2023.02.0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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