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ame
뜻 1: 그림이나 창문, 문 등을 지지하기 위해 밖을 둘러싼 것
뜻 2: 다른 부분들을 붙여 나아가는 건물이나 자동차, 가구 등의 기초 뼈대
뜻 3: 영화의 한 장면, 한 부분
뜻 4: 캐릭터가 동작을 수행하는 장면의 단위
뜻 5: 사건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
10대 때 그림을 그렸을 적 느낀 것은, 어떠한 그리는 작업을 하여도 프레임이 결국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답답했다. 더 큰 종이, 더 큰 캔버스를 구해서 그림을 그렸으나, 결국 그 화면 프레임 끝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에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것은 “그 이상을 넘어서 의 무엇을 만들어 낼 수가 없나”라는 질문이 쌓이던 학생의 감정이었다.
20대 때 춤을 출 때, 무용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말씀 중 “사진에 찍혔을 때 딱 예쁘게 나오게”라는 표현을 자주 하신 기억이 있었다. 그것은 프레임 안에 들어간 그 완벽한 타이밍에 그 완벽한 동작을 수행하며 감정까지도 박제하라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흐르고 있는 감정의 물결 진행형 중, 순간 프레임 안 제약이 다가올 때, 프레임 속 “확장? 아님 정지?”에 대한 질문이 남았다.
이런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10대 때 프레임 바깥으로 나가려던 나의 행위는 20대 때 프레임 안에서의 조형적 미학을 탐색하기도 하였다. 완벽한 확장성 구도에 감탄하기도 혹은 영화 프레임 안의 미장센을 즐기기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공연 무대의 프레임은 는 보통 극장을 말한다. 야외가 아닌 프로시니엄 (Proscenium) 무대의 경우 관객이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 모두 들어가 그 안에서 연출자가 그려낸 시공간 프레임에 들어가서 보는 형식이다. 반면 미술은 작가가 어느 시점에 제시한 지정된 결과 프레임을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비 고정된 관객들이 보는 형식으로 볼 수 있다
프레임 속 다른 결과물을 내는 예술 매체들이다
프레임은 또 “보다”에서 “관찰” 혹은 훔쳐보는 관능적인, 혹은 보는 자의 “의지”와 “연민” 등 다양함이 생성된다.
기존의 프레임 틀 속에 또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어 그 자체 안에 미학적으로 너무나 멋지게 들어가 있는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 화양연화 속 장만옥의 뒷모습은 화려한 치파오와 꽃 패턴 속 외로움을 머금고 있고, 자욱한 그리고 엉켜있는 담배 연기 아래로 양조위의 뒷모습은 아내의 외도를 모두 마음속에 담지만 그럼에도 무협소설을 쓰는 슬픔과 표출을 그의 등에 머금고 있다.
미국 극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1942년 작품 <밤을 지새는 사람들>의 프레임은 마치 새벽공기를 마시며 그 건물 안의 그들을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데 거대하고 화려하기도 한 그 건물 속 위 간판에 그려있는 싼 담배 PHILLES처럼 그리고 옆에 있지만 서로를 바로 보지 않는 남녀의 공기처럼 거대하면서도 공허한 그 감정의 찰나의 프레임은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시간을 읽을 수 있다.
각자가 각인되는 인생의 그 순간, 우리의 감정은 그 프레임 안에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가. 그 순간을 소유하고 싶었던 에드가 드가의 1879년작 <탈의실에서의 발레 무용수>에서 그의 프레임은 아름다움과 개인의 욕망적인 소유가 공존한다. 프레임 안 그녀들은 지금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언젠가 미술을 공부한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떤 예술가의 작업은 그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이 별거 없는데 전후의 사정이 궁금해져 그 궁금증이 프레임 바깥으로 연장시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갇혀서 배열되는 것이 아닌 확장의 사유를 만들어 내는 프레임. 우리의 관계성도 그렇지 않을까.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는 우리만의 프레임을 제작한다. 그 프레임은 개인의 목적과 사회에 따라 만들어 낸다. 그 안에서 어떻게 미학적으로 그리고 통념에 벗어나지 않게 배치를 시키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프레임의 앞면은 계속 바라보지만, 뒷면은 보지 않는다.
2010년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진행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의 예술가는 현재에 있다 (The Artist is Present )에서 그녀는 테이블에 앉아 다양한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행위예술을 진행한다 그 중 예전 함께한 전 남편이자 서독 출신의 행위예술가 울라이가 그녀의 테이블 앞에 마주 앉는다. 그들의 정적과 그 프레임 안에서는 그들은 아무 말이 없었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바라본다.
물론 그 이후의 저작권 등의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그 순간, 그녀의 프레임 안에 들어왔던 다음 관객이 아닌 그녀의 인생이었던 울라이의 프레임은 배열이 아닌 진행성을 보여주었다.
2023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프레임은 어떤가?
우리는 그 프레임을 견고하게 만들기도 혹은 깨부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견고함의 프레임 혹은 확장의 프레임,
바라보는 방식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박수영]
미술, 영상, 무용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립 다원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진행된 다원예술 <Map Project>를 통해
장소가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무용과 영상의 혼합적 작업을 진행하였고
현재 영국과 한국에서 다양한 관객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