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책] 마른 똥막대기에 번개쳤다

홍일 지음

 

거부할 수 없는 지리산 수행자의 감성 에너지

시대의 수행자가 왔다. 농담 같은 유토피아를 안고 왔다. 수행자가 풀어 논 유토피아에선 쌉싸름하고 알싸하게 간이 잘 맞는 자연본색의 맛이 막 쏟아져 나온다. 인류 최후의 다방 같은 지리산에서 인간의 상처와 낭만을 맛있게 버무려 우리 앞에 내 놓았다.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는 수행자의 글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수행자는 솔직하다. 유쾌하다. 가식덩어리로 포장된 준엄을 벗어 던지고 맨몸의 살아있는 고독을 보여준다. 갑갑하고 불안한 우리들의 인생살이를 따뜻하게 살살 데워 주는 수행자의 살아있는 전언을 전하면서 염치없는 인간들의 욕망을 꼬집어 비튼다. 폼 잡는 경전이나 종교의 엄숙주의를 버리고 쿨하고 개념 있게 사는 법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며 우리시대의 삶의 플랜을 제시해 준다.

 

자연과인문 刊 / 홍일 지음

 

작성 2023.03.03 10:06 수정 2023.03.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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