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울산 염포부두에서 관리부실로 석유제품운반선 폭발사고를 낸 뒤 자국으로 도주했던 러시아 국적 일등 항해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제1형사단독(판사 이성)은 업무상과실선박파괴와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9월 울산 동구 방어동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2만5881톤급 액체화물선 스톨트 그로이란드(케이맨제도 선적)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 사고의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으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화염이 수백m까지 치솟아 울산대교 주탑 행어케이블과 경관조명, 주변 선박 등이 불에 타며 14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고, 선원 등 11명이 대피 과정에서 다쳤다.
사고 선박에는 '스타이렌 모노머(SM·Styrene Monomer)’라는 화학물질을 실려 있었다. 이 물질은 인화점이 섭씨 31도로 낮아 탱크 내부 온도가 적절히 유지돼야 하고 중합반응이 비교적 잘 일어나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
A 씨는 일등 항해사로서 적재물 보관·운송 안전 사항을 점검하고, 다른 항해사들의 업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데도 닷새가량 화물 탱크 온도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사고 후 해양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자국인 러시아로 달아났다가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발부받은 경찰 설득으로 자수했고 지난해 8월 국내에 송환되면서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져 선박이 불에 타고 11명이 부상을 입어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처벌 전력이 없고 대부분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 선주사가 주변 선박과 부두, 대교 등에 발생한 피해를 배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