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영현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오타니 그 자체였다.
일본은 22일,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펼쳐진 WBC 결승전에서 3-2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초대 대회였던 2006년과 이듬해인 2009년 우승 이후 3번째 WBC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일본과 미국 모두 이번 WBC를 최상의 전력으로 꾸렸기에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미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ALL I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고, 마이크 트라웃, 무키 베츠, 놀란 아레나도 등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을 총출동시켰다. WBC 선수 차출에 회의적이었던 메이저리그였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야구 종주국으로서 미국의 자존심을 걸고자 한 결정이었다. 일본 역시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와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차출이 가능해지면서 역대 최고의 라인업으로 WBC 우승에 도전했다.
맞대결의 최종 승자는 일본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다.
오타니는 투수로서 160km/h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타자로서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엄청난 파워를 지닌 ‘사기캐’다. 일찌감치 일본 프로야구를 폭격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에 성공하며 데뷔시즌이었던 2018년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1년, 타자로서 46개의 홈런과 선발 투수로서 9승 3.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만장일치 아메리칸 리그 MVP를 차지했다. 말 그대로 소년만화에나 나올법한 일을 현실에서 보여줬다.
이번 WBC에서도 투타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일본의 첫 상대였던 중국전 선발 등판해서 4이닝 무실점, 8강 이탈리아전에서 4.2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선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일본의 우승을 확정했다. 또한, 오타니는 타율 0.435 1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일본의 우승을 결정시킨 오타니의 마지막 승부가 흥미로웠다. 그 상대가 마이크 트라웃이였기 때문이다. 트라웃은 명실상부 미국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이다. 오타니와 트라웃은 LA 에이절스에서 함께 뛰는 팀 동료이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일본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선수의 맞대결은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투수와 세계 최고의 타자 간의 맞대결 성사 여부에 기대가 모인 이번 대회였다. 이러한 서사를 의식했는지, WBC 주최 측에선 일본과 미국인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임의로 대진을 바꾸기도 하였다. 이들의 시나리오는 적중했고 결국, 이들은 WBC 결승전, 9회초 투아웃, 한 점 차 승부에서 펼쳐지게 됐다.
결과는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오타니의 승리. 투타 간 세기의 대결에서의 승리이자 자신의 조국을 세계 최고의 팀으로 올려놓는 승리였다.
지금까지 그의 야구 인생이 한 편의 소년만화 그 자체다. ‘이도류’로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점령한 오타니는 이제 막 WBC 편을 끝마쳤다. 오타니로 시작해서 오타니로 끝난 2023 WBC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