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한 자루의 촛불] 종이문화의 쇠퇴와 전자문화로의 천이

김관식

종이문화가 쇠퇴하고 전자문화로의 천이 현상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의 편리함의 추구 때문이다. 종이문화는 자연과 가까운 문화이다. 종이문화는 인쇄술과 더불어 수십 세기 동안 인류의 기록문화로 자리잡아 왔다.

 

인류의 문명의 발달은 종이문화 때문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컴퓨터의 등장과 대중매체의 출현으로 전자문화는 오늘날 생활과 뗄 수 없는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 인류의 지식혁명을 가져왔다.

 

이제 인류는 전자문화에 의존하여 뇌의 퇴보가 진행되고 있다. 기록물을 찾기 위한 번거로움이 없어지고 버튼 하나로 알고 싶은 자료를 얻게 되므로 모든 기억용량을 컴퓨터에 의존하여 뇌의 활용이 둔화하므로 뇌의 퇴화가 진행되게 된다는 것이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은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서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하여 없어지게 된다는 학설인데, 이 학설의 주장에 따른다면 미래의 후손들은 뇌를 쓰지 않아 퇴화되어 저능 인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앨빈 토플러 “미래의 충격”에서 미래인간은 각종 스트레스에 의해 인간의 정신이 무감각상태로 진행된다는 예견된다는 주장은 어떤 면에서 용불용설과 일치한다.

 

도시 전동차를 타면 책을 읽은 모습이 사라지고 모두들 하나같이 핸드폰을 들고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오락게임을 하거나 만화, 뉴스를 검색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전자문화는 시각을 자극한다. 시각을 많이 사용하여 시각이 발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력을 잃어가고 있고 있다.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시력과 두뇌가 퇴화되어 가는 인간은 미래 기형적인 모습으로 지구상의 주인이 기계로 바뀌게 되고 화폐가치를 지나치게 추구한 나머지 인간미가 없는 살벌한 기계인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없어진다. 모두가 고립된 섬이 되어 날마다 외로운 섬에 갇혀 있는 로빈손 크루소우가 되어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통로는 전자매체이고 전자매체를 통해 즐거움을 나누고 가상의 세계 속에 파묻혀 전자화폐로 꿈과 희망을 거래하며 살아가는 외로운 섬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숫자에 의존한다. “알리바바의 40인의 도둑”이란 이야기에서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을 외우면 돌문이 열린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이미 현실화된 지 오래되었다. 굳이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을 외울 필요 없다. 비밀번호만 누르면 아파트 문이 열리고 비밀금고 문이 열리고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연락통로인 전자매체가 열리는 것이다. 

 

그나마 주거문화도 고층으로 바뀌면서 땅의 기운을 받지 못하고 공중에 떠서 공중의 온도와 공기를 호흡하여 살아가는 공중을 배회하는 날짐승이 되어가고 있다. 공중에 떠 있는 삶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삶이다. 어디 의지할 데가 있어야 안정을 되찾고 편히 잠들 수 있는 법인데, 땅의 기운이 점점 멀어지니 허공 속에서 떠돌고 있으니 그 얼마나 불안한가? 죽어서도 땅에조차 묻히지 못하고 화장터에서 연기로 분해되어 떠돌고 한 줌의 재는 단지 안에 갇히게 되는 화장 문화로 바뀌게 되었다.

 

모든 것이 땅과 멀어진 것이다. 자연과 멀어진 것이다. 사람이 자연과 멀어지면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게 된다. 인간의 수명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연장되어 백 세 시대를 살고 있으나 암이라는 병과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해 공포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자연과 멀어지는 삶은 불이 발견되는 순간에 인류는 불 속에 뛰어든 것이다. 음식을 익혀 먹고 불을 이용한 문화로 농기구의 제작으로 생산량이 늘어나고 먹을 것이 풍족해지자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전쟁 무기의 제작하여 집단의 규모를 키워간 것이 오늘날의 각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늘 불안하다. 전쟁의 위험 속에서 살아간다. 가공할만한 죽음의 공포를 안고 있는 핵무기의 개발은 인류를 더욱 경악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모두가 종이문화가 쇠퇴해진대서 시작된다. 종이문화가 살아지는 날 지구는 종말이 오게 된다. 종이문화는 자연과 밀접한 문화다. 나무가 종이의 원료가 되어 나무를 불이라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가공한 산물이 종이이고, 그 종이에다 인쇄술이 발달하여 기록물을 남김으로써 문화를 전수해왔으나 이제 전자문화로 천이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전자문화는 불의 문화이고 불의 씨앗이 되는 전기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문화이다. 불의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편리한 생활은 반드시 자연의 재앙이 뒤따르는 법이다. 자연에 불의 에너지를 넣어 만들어낸 자동차문화는 불의 문화다. 자동차를 이용하여 걷지 않고 편리하게 먼 거리를 오갈 수 있게 되어 장소적 제한을 극복했으나 교통사고라는 재앙이 끊일 날이 없다. 전자문화는 장소와 시간의 제한을 뛰어넘어 거리와 시간을 단축한 문화다. 따라서 멀게만 느껴지던 나라 간에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동시에 소통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컴퓨터에 의존하여 방송매체에 의존하여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복감으로 인간이 규격화되고 단순화되고 생각이 통일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인간은 전자문화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그 전자문화가 바로 인류를 바보로 만든 셈이다. 인간으로서 고유한 영역인 다양한 생각을 통일시킴으로써 또한 생각하지 않고 전자매체가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서 하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삶을 살아가며 행복감을 느끼는 생각과 서로 간의 따뜻한 인간적인 훈훈한 정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오늘날의 인류는 불안하다. 너무 똑똑하고 편리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우리 인류에게 다가오는 재앙은 무엇일까? 불의 문화가 심화할수록 재앙도 커지는 법이다. 그것이 안락함과 편리함을 행복으로 여기며 만족해가는 길들여진 나약한 인간으로 진화되어가는 바보로 진화가 되어가는 중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다 같이 어떻게 살아가는 현명한 삶인지 고민해보라.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05.08 10:36 수정 2023.05.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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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