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황인철 변호사 기림비, 고향 대전에 세워져 황인철 변호사 유지를 널리 알린다

 고(故) 황인철 변호사 기림비, 고향 대전에 세워져  황인철 변호사 유지를 널리 알린다  [개막식 사진]

[엔터스타뉴스=로이정 기자]
1970~80년대 대표적인 인권변호사 황인철의 30주기를 맞아 가족, 친지와 동료, 친구 들이 뜻을 모아 그가 태어난 고향땅(대전시 유성구 세동702)에 그를 기리는 자리를 마련하고 그가 열정을 다하던 인권과 민주화의 아름다운 정신을 넓게 번지기를 희망하며 기림비를 세워 2023년 5월 10일 11시에 제막식을 가졌다.


황인철 변호사(1940~1993)가 우리 곁을 떠난 지 30년이 되었다. 한 세대가 지났음에도 그가 이 땅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 굳은 용기와 올곧음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펼쳤던 아름다운 뜻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을 비추고 있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도 까맣게 모르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그가 떠난 한 세대가 되는 오늘 그를 다시 불러 새로운 세대를 아우르고 그가 남긴 시대정신을 되새기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길 희망한다.

 

황인철 변호사는 유신 이후 억압과 불법으로 수난당하는 양심수의 편에 서서 독재 권력과 대항하여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싸운 대표적인 인물이다. 1974년 민청학련사건에서 1979년 김재규사건, 1989년 임수경방북사건에 이르기까지 어두운 폭압의 시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많은 시국사건들의 변론을 주도했다.

 

“나는 피고인의 무죄를 확신한다. 그러나 그에게 유죄판결이 떨어지리라는 것도 의심치 않는다.
변호인의 입에서 이런 말이 토로될 지경에 이르면,도대체 이 재판의 의미는 무엇인가.” 황인철, ‘민청학련사건 변론’에서

 

그는 사회, 문화, 경제, 언론, 종교 등 여러 방면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했다, 1988년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을 창립·주도하고,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 및 1975년 출판사 문학과지성사의 창립에 편집인으로 참여하는 한편,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조직 초대 공동 대표로 활약하였다. 또한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 초대 감사를 지냈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1988년 한국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였고, 1981년 자폐아들을 위한 ‘계명복지회’를 설립했다.

 

“황인철 변호사의 그리 길지 않은 삶은 사랑과 정의를 증거하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분에게 있어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인간 사랑은 불의의 편에 서 있는 사람까지 사랑으로 감싸 안을 만큼 진실되고 모범적인 것이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황인철은 머리가 좋은 운동권 인사도 아니며 정치인도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는 가난한 시골초등학교의 교사였고 그는 9남매 중 장남이었다. 조용한 모범생이고 바른생활 청년이었다. 아버지 기대에 부응하여 1961년 고시에 합격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천직으로 생각한 판사직을 버리고 1970년 변호사가 되었다. 소위 출세길이 열린 변호사였지만 황인철은 아낌없이 주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받기만 했다고 한다. YH, 동일방직, 원풍모방 등의 노동사건에서 목동, 사당동, 상계동 철거민 사건에 이르도록 어디 하나 기댈 데 없던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된 자들을 위해 수많은 변론과 활동을 해왔지만, 늘 그러해왔듯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늘 약한 자들의 곁에서 함께 했다. 친구와 후배, 지인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인권변론에 나섰고 상식과 양심의 편에서 불의와 억압에 맞섰다."고 전했다.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믿음을 실천한 그는 생전에 남긴 글이나 유품이 적어 사후 1995년 추모집 『‘무죄다’라는 말 한마디』(문학과지성사)와 1998년 평전 『무죄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문학과지성사)를 출간하여 그의 생전의 모습과 정신을 알렸다. 2014년에는 전직 대법관이 뽑은 “최고의 변호인”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2020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되었다.   
  
그가 남긴 아름다운 정신을 이어가고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하는 그의 가족과 친지의 뜻에 흔쾌히 동의한 문학과지성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한겨레신문사, 계명헌이 함께 기림비를 세웠다.

 

우리는 황인철이라는 한 인간를 통해 그의 인권 활동만이 아니라 폭압과 고문의 역사를 확인하면서 저항과 헌신의 민주화의 역사를 함께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권변호 사건명 민청학련, 지학순주교, 김지하반공법위반, 3·1민주구국선언, 동아·조선투위, 청계피복노조, 한승헌필화, 동일방직노동, 오원춘, 이영희·백낙청, 크리스챤아카데미, YH사건, 김재규,부산 미문화원 방화, 원풍모방, 사당동·상계동 등의 철거민투쟁, 학림, 강원대성조기방화, 오송회, 송씨일가간첩, 대우어패럴, 삼민특위, 건국대, 서울미문화원, 부천성고문, 박종철추모회장, 임수경·문규현 신부 방북, 윤석양 사찰폭로 등

문의 유족   최영희 010-2489-2951, 황인기 010-2786-2326 문학과지성사 주간 이근혜 010-8623-8950 

작성 2023.05.16 14:14 수정 2023.05.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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