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박지우 기자]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는 지난 28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설비 성능을 최종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류시설의 시운전까지 종료한 상태이기에 사실상 일본 내 마지막 절차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 4일 공개될 예정이며, 해당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는다면 기시다 일본 총리가 구체적인 방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1년 3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사고 원전에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되면서 다량의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정화시설을 통해 정화해 지금까지 천 개가 넘는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NRA가 원전 부지 내 저장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방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에 2021년 7월 11개국 전문가로 구성된 IAEA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 측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과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검증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정부 또한 IAEA 보고서와 별개로 한일 양자 간 협의를 통해 일본 정부에 추가적으로 요청한 자료를 받아 자체적으로 과학성 안전성 검토를 진행해왔으며 최근 한일 정상회담 이후 국내 전문가 현장 시찰단까지 파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 시찰단이 해당 오염수에 대한 직접적인 시료 채취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내 시찰단은 오염수에 대한 제대로 된 과학적 검증도 하지 못한 채 일본 정부에 대한 면죄부 역할로 전락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김근태계 의원들의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는 2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유엔(UN) 차원에서 다루는 내용의 국회 결의안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그 외 야권 인사들이 해당 사태와 관련하여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등 정부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가하고 있다. 국민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국민 반대 서명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수 방류 시 소비자들의 식품 안전성 불안감이 증폭되어 수산 시장의 생존 자체가 위협당할 수 있음을 주장함으로써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방류에 대비하여 천일염을 미리 구비해놓으려는 소비자들까지 증가하면서 유통시장 전반에 소금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사태의 심각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금 이 시점 가장 중요한 것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과학적 접근을 통한 철저한 사실관계 파악과 안전성 검증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염수 방류는 오래전 이미 결정된 사안이므로 어쩔 수 없다는 불가피한 문제라는 식의 논리는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국민 불안감만 부추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