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박지우 기자] 최근 일본 화폐인 엔화나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원화 가치 기준으로, 보통 100엔당 1000원을 하던 엔화가 100엔당 900원 수준으로 내려갔고 일본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호황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 255는 33년 만에 3만 3000을 돌파할 정도로 일본 역사상 ‘거품 경제 시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또한 일본의 5대 종합상사 ▲마누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시미토모 ▲이토추의 주식 지분을 8.5% 이상으로 늘리면서 일본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지난 19일(현지시간) 각각의 무역 상사에 대한 지분율을 최대 9.9%까지 증대할 계획임을 추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버핏의 대규모 투자 효과가 일본 주가 상승세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해당 사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본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급등한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준 금리를 급속도로 올린 것과 달리 일본은 0% 수준의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0%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장기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 정부가 물가 안정 대신 경기 활성화를 과감하게 선택하면서 경제 회복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 중앙은행 역시 낮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시중에 돈을 계속 풀고 있다 보니 오늘날 엔화 가치는 큰 하락세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현 통화 정책을 두고 자국 기업들의 수출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과거 일본 수출 기업들이 ‘엔저’(엔화 가치가 낮아지는 현상)가 일어났을 때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냈고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식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 일본 기업들이 외국에 수출을 하고 달러로 대금을 받았을 때 더 많은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 나아가 기업 실적의 증대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킴으로써 향후 내수 시장 소비 확대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기업 성장세로 이어지며 경기 선순환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일본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7%로, 한 달 전 발표했던 속보치보다 0.3% 상향 조정되었고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크게 웃돌며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양하게 갈렸다. 정부 주도의 ‘돈풀기’ 정책으로 유도된 엔저 현상의 일시적 효과이기에 각종 경제 관련 지표들이 좋아 보이는 것일 뿐,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한다면 경제는 다시 침체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초저금리 정책으로 수개월째 3%대를 기록 중인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더욱 급증하게 된다면 현재 정책 유지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한계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4% 수준의 상당히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일본이 지속적으로 저금리 통화 정책을 고수할 수 있을 것인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