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차림이 가벼워지는 만큼 어느 때보다 몸에 걸친 가방과 신발 등의 소품에 시선이 집중되는 계절, 여름이다. 하지만 점점 습해지는 대한민국 여름에서 명품 오너들의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클로젯에 잘 보관했는데 곰팡이로 뒤덮인 가방, 구부정한 채로 모양이 잡힌 채 늙어버린 가방, 옆 가방과 옷에 닿아 이염이 되어버린 가방, 알라딘 신발처럼 앞 코가 꼬부랑 솟아 오르며 우습게 변한 신발들. 패브릭 재질의 제품은 심하면 내부의 접착제가 표면으로 올라와서 끈끈해 지고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분명 보관을 잘 했는데 왜 이럴까? 어떻게 하면 습하고 더운 여름에 애정 하는 명품들을 안전하게 보관, 관리할 수 있는지 20년째 대를 이어가고 있는 해운대구 좌동 일루쏘 명품복원에 물어보았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에 위치한 일루쏘 명품복원. 바닷가 근처에 위치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아무래도 습도와 염분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일루쏘에는 습도와 염분에 취약한 가죽 제품을 곰팡이로부터 지키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가방과 신발의 가죽은 기본적으로 방부 처리된 소재이다. 면 소재 역시 기본 방오 코팅 정도는 갖추고 있다.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곰팡이가 생길 이유가 없지만 사용하게 되면서 표면이 마모 되어 피막이 사라지고 손때와 여타 유기물이 묻으면서 거기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곰팡이가 생겨도 가방에는 손상이 없는 것 아닐까?’ 하는데 일단 곰팡이가 생기게 되면 가죽이나 소재의 표면에 손상을 입혀 색을 바래게 하거나 심하면 가죽 내부를 통과해 반대편에도 곰팡이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가방을 분해해서 가죽 반대편까지 곰팡이 방지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방지해야 할까? 일루쏘 명품복원에서 정말 기억해야 하는 부분만 요약해서 알리고자 한다.
첫째, 사용하지 않는 제품은 보관 전 미리 클리닝을 하고 보관한다. 제품 표면의 유기물을 제거하여 곰팡이가 생길 조건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
둘째, 클리닝과 케어 용품은 반드시 알맞은 제품을 적정량 사용해야 한다. 클리닝, 케어 용품에도 가죽 용 영양소가 들어 있어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곰팡이를 불러들이는 자양분이 된다.
셋째, 화학 제습제 사용을 금지한다. 가까이에서 보관하면 가죽이 오그라들고 딱딱하게 변형된다. 제습제의 경우, 화학 성분이 발생하지 않는 천연 제습제라도 종류가 많으나 안전성은 일일이 사용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가장 구하기 쉽고 제품의 형태를 잡아줄 수 있는 신문지를 추천한다.
넷째, 제품 내부에 신문지를 채워 넣어 가방의 형태를 잡고, 특히 고온 다습한 날이거나 비가 온 날이 지나면 새 신문지로 교체한다. 습기를 흡수한 신문지는 습도가 내려가면 흡수한 습기를 다시 방출한다. 습기가 과도한 장마철이나 다습한 지방에서는 교체가 바람직하다.
다섯째, 더스트 커버를 씌워 보관하고 비가 온 다음 날에는 표면을 확인한다. 가죽 특유의 광택이 흐려지거나 뿌연 느낌이 생기거나 하면 보풀 없는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닦아준다.
여섯째, 클로젯은 자주 환기한다. 특히 습하거나 비가 온 다음 날은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 클로젯은 닫힌 공간을 만들어 습기를 방지하지만, 반대로 습기를 가두는 역할도 한다. 환기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곰팡이를 배양하는 공간이 된다.
일곱째, 제습기를 적극 활용해 적정 습도를 맞춰야 한다. 너무 건조하게 하면 오히려 가죽이나 제품이 바싹 말라 컨디션을 망치고 여름철 많이 사용하는 라탄 소재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요약이라 하기엔 조금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애장품을 잘 관리하는 것도 애장품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이다. 실제로 슈즈 케어는 이미 취미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곰팡이는 완전 정복. 그렇다면, 보관 중 이염 방지는 어떻게 하면 될까?
아주 간단하다. 더스트 백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제품의 염료, 안료가 녹아 나올 수 있는데 이것이 맞닿은 제품에 흡수되어 문신처럼 스며드는 것이 이염이다. 단순히 더스트 백에 넣어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는 것 만으로도 보관 중 이염은 완전 정복이다. 다만 더스트 백은 제품 구매 시 제공된 것을 추천하고, 따로 구매한다면 염색 되지 않은 제품을 추천한다.
이제 보관 중 제품 변형을 방지하는 방법만 남았다. 어떻게 보관해야 제품 변형을 방지할 수 있을까?
가방도 신발도 사용할수록 사용 습관에 따라 변형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좀 더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거나, 자연스럽지 않은 못난이 형태로 변형되는 건 정말 막고 싶다면 평소에 보관만 잘 해도 막을 수 있다.
우선 형태가 무너지지 않게 가방을 보관하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첫째, 단단하고 가벼운 가방은 내부에 신문지를 채워 넣고 살살 주물러 이상적인 형태를 만든 후 금속 장식이 가급적 가죽이나 천에 닿지 않도록 하여 더스트 백에 넣어 보관한다.
둘째, 재질이 부드럽거나 무거워서 세워 놓았을 때 내부의 신문지가 형태를 지탱할 수 없는 가방은 적당한 크기의 빈 종이 상자를 넣어서 심을 만들어 주고 남은 공간에 신문지를 채워 형태를 잡아 준다.
셋째, 두 번째 방법으로도 형태가 잡히지 않거나 아주 큰 쇼퍼 백, 호보 백 등은 행거에 가방 걸이를 걸고 걸어서 보관해야 한다. 구부정해지거나 주저앉는 가방을 바닥에 자주 보관하면 주저앉은 채로 모양이 잡혀서 못난이가 되어버린다.
다음으로 형태가 변하지 않게 신발을 보관하는 방법이다.
첫째, 보관 전 클리닝을 마치고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목재 슈트리를 사용한다. 제조사에서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슈트리는 대부분 습도 유지와 냄새 방지 능력이 뛰어난 천연 재료를 사용하며 신발 제작 시 사용된 라스트(구두골)을 베이스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발의 형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유지 시킨다.
둘째, 제조사에서 슈트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프리 사이즈의 목재 슈트리를 사용하되 발뒤꿈치에 닿는 부분이 뾰족하고 작거나 하는 제품을 피하고 사람의 발뒤꿈치와 흡사한 형태의 제품을 고르되 사용할 신발의 크기와 잘 맞추어 구입한다. 만약, 슈트리 사이즈가 잘 맞지 않다면 약간 작은 것을 구입해 빈 공간은 습자지 같은 얇고 코팅이나 염색이 되지 않은 종이를 채우면 된다. 사이즈가 큰 제품은 오히려 신발을 늘려 버리고 손상 시킨다.
셋째, 적당한 슈트리가 없다면 역시 만능 신문지가 있다. 부츠의 경우, 발목과 다리 부분에 너무 단단하거나 날카롭지 않은 마분지를 감아서 넣거나 하여 발목이 꺾이지 않도록 모양을 잡아 주도록 한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여름철 실전 명품 관리 법을 알아보았다. 꼭 여름에만 국한되지 않고 노하우와 정성이 묻어 나는 사시사철 유용한 관리 법이었다. 그렇다면 벼르고 별러서 구입한 가죽 명품 제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했던 행동들이 제품을 망치는 경우가 있지는 않을까?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명품수선으로 일루쏘 명품복원에 의뢰 되었던 복원 중에 의외로 잦은 실수와 접수 사례의 노하우를 소개하겠다.
손 소독제는 위험하다. 코로나 이후, 손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손 소독제의 알코올 성분은 가방과 신발 표면을 녹여서 손상 시킨다. 천연 소재이든 인공 소재이든 표면의 색상과 프린팅 등을 아주 간단하게 지워버린다. 손 소독제 사용 시 가방과 신발에서 거리를 두고 사용하고 마르지 않은 손으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
물 티슈로 닦지 말아야 한다. 물 티슈는 플라스틱이다. 매우 거칠어서 가방이나 신발을 닦으면 표면을 손상 시켜 가죽 표면을 벗겨내고 색을 지우게 된다. 제품에 따라 소량의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서 더욱 손상이 커질 수 있다. 가볍게 훔치는 정도로는 괜찮은 경우도 있으나 가볍게 훔치기만 해도 색이 변하거나 지워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물 티슈로 제품을 닦으면 안 된다.
명품 신발은 미리 밑 창을 보호해야 한다. 천연 가죽 밑창이 대부분인 명품 신발은 그만큼 물과 습기에 취약하다. 여름이라서 바닥에 물을 뿌려 두는 경우도 많고 휴양지에서 물을 밟는 경우도 많은데, 젖은 가죽은 수명과 내구도에 큰 타격을 받는다. 또한 마르면서 뒤틀리고 딱딱해지며 갈라지게 되고 더욱 미끄러워진다. 미리 밑창 보강을 하게 되면 바닥에 닿는 부분을 보강하게 되므로 물을 밟더라도 보호할 수 있다. 공항, 레스토랑, 호텔 로비와 카페의 대리석 바닥에서도 미끄럼을 방지해준다.
세탁하기 전에 반드시 주머니 확인하길 바란다. 옷을 세탁할 때 의외로 지갑을 넣은 채로 세탁 보내는 고객이 많다. 런드리 서비스 맡기기 전에 주머니 한 번 더 체크하길 바란다.
특히, 물 티슈와 손 소독제는 무심코 사용하다가 애장품을 손상 시키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특히, PVC 캔버스 소재의 프린팅이 지워지면 아예 복원이 불가능하니 꼭 주의하길 바란다.
아낌없이 풀어낸 부산명품복원 일루쏘의 여름철 명품 관리 법이었다. 너무 자세하고 실전적이어서 이런 걸 알려주면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왜 매상을 포기하냐는 말씀으로 들리지만 상관없다. 명품수선은 전문가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영역에서만 할 수 있는 도움을 줄 것이고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일루쏘 명품복원은 좌동에서 20년이 넘게 영업한 아버지 뒤를 이어 계속 명품수선 업계에 기여하고 싶다. 앞으로도 뿌리 깊은 업체가 되려면 이렇게 고객 친화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손님이 다 가르쳐주면 뭐 먹고 사냐고 하는데 나는 이런 생각도 필요하다고 본다.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명품 관리 잘 해서 좋아하는 애장품들 습한 여름 잘 견디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