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디쓴 그대를 오늘도 마주한다”
“그대여 그댈 기다리는 나의 마음을”
“그대가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좋아라”
“나를 기다려도 내가 오지 않아 당신이 내게 왔단다”
시인 박정화의 사랑에 대한 시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쉽고 편안한 문체로 썼다. 흔한 사랑이지만 그래서 식상하고 가볍게 넘기기 쉬워도 사랑만큼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사랑은 늘 채워지지 않고 부족하여 가슴 한 켠이 시리고 아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랑이 온전하게 채워지길 기다렸던 기억들. 이 시집 「어쩌면」은 그런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 추억을 생각하게 한다. 짧든 길든 인생을 되돌아보면 그래도 의미 있었던 순간순간에 사랑이 있었다. 생을 마감하고 싶은 순간에도 떠오르는 사랑의 기억이 그녀를 다시 살게 하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계절이 바뀌고 풍경이 바뀌고 모든 것이 변해간다고 생각될 때도 사랑은 가슴에 빈 공간으로 남아 채워지질 기다리고 있다. 사랑은 기다림이 중요하다. 사랑은 보이다 가도 어느 순간 보이지 않고, 만져지다 가도 어느 순간 물처럼 사랑이 아닌 듯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그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박정화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72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