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잎사귀에 쓰는 연서
초록색 나뭇잎 한 장을 들여다본다
나뭇잎 한 장에는
태곳적의 기억이 올올히 새겨져 있고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
햇빛과 바람, 동물들의 울음소리,
비의 이야기가
잎사귀 무늬로 읽힌다
여름,
온 산천을 싱싱하게 물들인
저 초록을 보라
신선한 주장이다
아직 할 말이 많은지
여기저기서 시위하듯 초록으로 일어선다
이 여름엔 나도
그들의 주장에 화답하고 싶어진다
눈부신 초록 잎사귀에 연서를 쓰고 싶어진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