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 시선집 가벼운 걸음 (박이도 저, 시간의숲)



1부 침묵의 서

 

 

어느 시점에서 하직할까

어느 지점에서 굴러 떨어질까

 

지금 해는 내 기대를 뿌리치고

고독의 손수건을 흔들며 사라진다

 

외로움, 두려움, 침묵

죽음의 블랙홀

 

- 시 <일몰日沒>

 

 

 

2부 평화의 서

 

 

정오의 타종打鍾

잠시 시간은 멎고

지상의 안식을 고하는

낯익은 음성이 울려 퍼진다

 

육신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햇살의 속삭임

육신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평화의 나래 짓

 

정오, 잠시 사라진

내 그림자를 잊고

나는 가벼이 뜬다

 

- 시 <빛과 그늘 1>

 

 

 

3부 시간의 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것

트인 하늘이며, 어느 산 밑으로 향하여

감격할 수 있는 불면의 눈은

화끈히 달아오르는 불덩이

열망하듯 호소하듯,

그것은 귀한 보석을 지닌 것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아주 먼 날들을 더듬어

훈훈한 초원으로 풍기는 바람 속,

생명으로 이어오는

많이 반짝이는 별처럼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것

생각한다는 것

 

아직 남아 있는 시간과

마음껏 주어진 자유로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많은 소망으로 애무愛撫하는

이 절대絶大한 생명의 의무

 

-시 <눈물의 의무義務>



박이도 시선집 가벼운 걸음



자료제공 : 시간의숲


이시우 기자
작성 2019.06.19 13:35 수정 2019.06.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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