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효자손

박갑순

 

효자손

 

 

할머니 집에는

우리 집에는 없는

효자손이 있어요

 

마치 손처럼

기다란 팔 끝에

손가락도 달렸어요

 

엄마가 항암치료 후

할머니가 됐어요

만날 등이 가렵대요

 

아빠는 신문만 보고

오빠는 게임만 하고

 

숙제하다 얼른

엄마 등을 긁어 드렸어요

나는 우리 집 효자손

 

[박갑순]

1998년 《자유문학》 시, 

2005년 《수필과비평》 수필 등단, 

월간문학상 외 수상,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 외 저서 다수

작성 2023.11.27 09:26 수정 2023.11.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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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