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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윤동주]
1917년 길림성 화룡현 명동촌 출생
1945년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
도시샤대학교 영어영문학
199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