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지혜] 찰리 멍거, 거꾸로 얽혀 살아가는 인생

[미디어유스 / 김태주 기자] 가치 투자자의 전설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훌륭한 조언자이자, 세계 최대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오른팔인 찰리 멍거가 23년 11월 28일 향년 99세로 나이로 타계했다. 


매해 개최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투자자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그의 깊이 있는 지혜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워런 버핏은 "찰리의 영감과 지혜, 그리고 참여가 없었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하며 애도했다. 이번 노장의 지혜에서는 비록 세상을 떠난 멍거이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 숨겨진 그의 지혜를 배우려고 한다. 


▲행운이 만든 그의 인생, 인생이 만든 그의 불운

1931년, 일곱 살이던 멍거는 그네에서 한 명의 친구와 놀던 중 광견병에 걸린 개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 개는 두 명의 아이 가운데 바로 옆에 있는 한 명을 물었고, 선택받지 못해 살아남은 아이, 찰리 멍거는 그 사실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개는 순전히 자신이 아닌 옆의 여자아이를 물었다는 것을 행운으로 결론 내렸다. 


FINAiUS - The Man Who Built Berkshire Hathaway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1929년, 미국 대공황 시대의 경제 공포는 멍거에게도 똑같이 찾아왔다. 가족 부양에 힘을 보태고자, 버핏의 가족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2달러를 벌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근면성과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때를 회상하던 멍거는 "단지 내 돈을 갖고 싶었다. 안락함이나 사회적 명망을 누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경제적 자유를 원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생각조차 못 하는 대공황의 구시대적 상황이 자립심을 키웠다."라고 말하며 절대 가난해지지 않으리라 세웠던 다짐을 강조했다. 


1955년, 멍거가 군 복무 후 첫째 부인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 테디 멍거는 백혈병에 걸리게 되었다. 당시 미국 의료 보험의 협소한 보장 범위로 인해 백혈병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부족했다. 그해 테디가 죽고 난 뒤, 그동안 모아놨던 돈이 모두 아들의 병원비로 사라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날에 대해 멍거는 "내 아이를 하루하루 잃어가는 것보다 더한 괴로움은 없다."라고 말하였고, 그는 '아들에게 최고의 치료를 해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충분히 부유했더라면 과연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그는 가족을 위한 진정한 부를 쌓기 위해 다시 한번 결심한다.


▲ 불행을 만드는 확실한 방법 

세계 2차 대전 속 멍거가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할 당시, 기상 관측 업무를 맡았고 아군의 원활한 작전을 위해 끊임없이 자료를 분석하며 정확한 기상 예측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 그는 아군을 살리는 방향이 아닌 '어떻게 하면 조종사들을 죽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다. 자신의 판단을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며,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방법을 파악하여 의도적으로 회피하도록 노력한 것이었다.

그는 이 질문을 일상생활 속에서도 의식했다. 1986년 하버드 웨스트레이크스쿨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에 따르면, 인생이 불행해지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약속을 지키지 마라.' 

'둘째, 본인의 경험에서만 배우고 타인의 온갖 경험에서는 절대 배우지 마라.'  

'셋째, 살아가면서 좌절을 겪을 때마다 주저앉아서 더 울어라.' 

그는 앞서 제시한 규칙을 거꾸로 하여 행동한다면, 불행해지려고 애쓰더라도 불행해지기 어려울 것이라 강조했다. 


▲서로 각기 다른 색의 조합,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

삶을 살면서 비 온 뒤 맑은 하늘을 볼 때, 무지개를 본 적이 묘연히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무지개의 구성이 서로 다른 색임에도 왜 아름다운 것인지 어떻게 그런 조화가 나오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찰리 멍거의 삶과 지혜를 들여다본 뒤, 늦은 나이이지만 사뭇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는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만 보인다"고 말하며 '인식의 다각화'를 강조했다. 세상을 이해할 때, 한 가지의 학문만이 아닌 각 학문이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과 이해하는 관점을 골고루 갖춰야 함을 뜻한다. 


이와 비롯한 그의 일화 중, 군 복무 후 멍거는 1948년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여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고 사업과 투자를 하면서 동시에 변호사 업무를 놓치지 않았다. 1972년 워런 버핏과 함께 인수한 씨즈 캔디가 큰 성장을 이루자 다른 경쟁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 모방하기 시작했다. 멍거는 변호사 시절의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직접 변호인단을 만들어 사업 지키기에 나섰고, 그 결과 다른 기업들은 함부로 모방하지 못했다. 이후 1984년, 씨즈 캔디는 4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근간이 되어주었다. 


멍거는 변호사직을 바탕으로 사업을 지켰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멍거라도 아들의 죽음을 통해 자신이 단단해졌으리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삶이 던져주는 문제를 충실히 풀어나갔을 뿐이다. 그리고 문제를 풀기 위해 망치만 든 것이 아니라 생물, 화학, 법, 심리, 역사 그리고 그가 겪었었던 비참하고 암울했던 삶의 경험조차 인생을 무지개로 만들어준 색깔이자 그만이 가질 수 있었던 특별한 학문이었다. 그렇게 그는 서로 다르지만 얽혀 있는 학문을 이용해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해 나갔다. 


끝내 영원할 수 없었던 그의 인생이었다. 우리는 멍거의 남겨진 무지개를 보며 자기 삶이 어떠한지,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하고 배우며 운명이 주는 문제를 마주할 때 두려워하지 않도록 성장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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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01.29 10:58 수정 2024.01.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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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