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판 뒤흔들 묘책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임박하자 정치인들이 헤쳐모여를 하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국민을 위한 대의와 명분은 대부분 거짓말이고 오직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해먹겠다는 개인적 욕심 때문에 이합집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천 경쟁에서 밀리면 여야를 막론하고 자기가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반대 진영이나 제3지대로 뛰쳐나간다. 이런 현상은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아니고 자신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보다 더 좋은 직업은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을 정치꾼들은 잘 알고 있다.

 

국회의원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없고 지각을 해도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도 없다. 고함치고 삿대질만 잘 하면 대충 농땡이를 쳐도 억대 연봉에 온갖 특혜가 주어진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취직하려면 공부는 기본으로 잘해야 하고 전과가 있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아무리 무식하고 전과가 있어도 당선만 되면 금배지라는 면죄부를 달아준다. 그러니 어중이떠중이들도 기를 쓰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목숨을 건다.

 

그러면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의외로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 억대 연봉을 대졸 평균 초임 수준으로 깎아버리면 된다.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싸움질만 하는데 그것도 많은 액수다. 9급 공무원 월급 수준으로 낮춰도 된다. 그러면 삼류 생계형 국회의원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대신 교양 있고 학식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이번 총선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묘책이 하나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의원 연봉을 행정고시에 합격한 사무관 초임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먼저 내거는 쪽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포함한 온갖 특권까지 함께 내려놓겠다고 하면 따놓은 당상이 분명하다. 누가 먼저 제 머리를 깎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논설위원실]

작성 2024.02.02 12:44 수정 2024.02.0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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