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황금비율과 피보나치수열

김관식

우리가 눈으로 보았을 때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물들의 비율을 황금비율이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시대 사람들의 미의식은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 곧 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신상을 조각할 때 인간의 신체로 신의 형상을 조각했다. 수학자로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사람의 몸이 가장 완벽한 황금비율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도 예술 자체를 사람을 모방하는 행위로 보았으며 지상에서 존재하는 것 중에서 인간만이 황금비례로 이루어졌음을 알고 머리의 길이를 기준으로 8등신이나 7등신 등과 같은 사람의 몸에 대한 비례 법칙을 설정했다.

 

로마 시대 건축가인 비트루비우스는 『건축십서』라는 저서를 통해 신전 건축을 건설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신전을 건축할 때 거대한 석물의 원형 기둥으로 세우는데. 이 기둥의 가장 밑부분 두께의 반경을 모듈러스라고 한다. 이 모듈러스를 기준으로 기둥의 각 부분 치수를 결정했다, 또한 그는 팔과 다리를 뻗으면 기하학적 형태인 정방형과 원에 들어맞는다고 주장하고, 인체 비례가 곧 모범형이라고 했다.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를 바탕으로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이라는 인간상을 그리기도 했다. 

 

따라서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부터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건축물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작품에는 모두 황금비율이 적용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황금비율은 오늘날까지도 예술, 건축, 문화, 음악, 성형, 미용, 디자인, 영상, 증권 시장 시황 예측, 교육프로그램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황금비율은 피보나치수열과 관계가 깊은데.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소위 창조 원칙을 설명하는 수학적 법칙은 생명체의 생명 유지 패턴을 원칙적으로 표현하는 피보나치수열로 설명된다.”라는 것이다. 피보나치수열은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1202년에 간행한 『산반서』 12장 “문제의 해법”에 기록되었는데. 피보나치수열이라고 명명한 이는 1870년대의 프랑스 수학자 루카스다. 1, 1, 2, 3, 5, 8, 13... 로 구성되며, 앞의 두 수를 더하여 새로운 항이 만들어지는 그런 수열이다. 

 

수학자들은 피보나치수열이 자연에서 수벌의 가계도, 솔방울이나 파인애플, 해바라기씨와 같은 식물 종자나 잎사귀기는 물론 벌집의 구조, 나비의 날개 등 동식물의 몸이 피보나치 수로 배열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것은 자연적인 최적의 배열 법칙이라고 주장해 왔다. 오랫동안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고 각 분야에 아름다움을 측정하는 많은 기준 중의 하나로 대칭, 균형감, 색상, 질감 등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기분이 되어왔다.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미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그 구체적인 사례를 건축과 음악에서 든다면, 첫째, 건축 분야에서는 고대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축 분야 기하학에서도 삼각형 모양의 이집트 피라미드는 삶과 죽음의 연결하고, 우리나라 불교 사찰에 세워진 여러 종류의 탑은 죽은 자를 추모하기 위한 황금비율을 적용하여 세워졌다. 피라미드 삼각형의 상징적 의미는 인간의 출생과 삶과 죽음, 청년기와 중년기와 노년기를 뜻하고, 시간적인 연속성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주술적으로 재생의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새로움과 창의성의 분출하는 자의식을 암시한다. 

 

둘째, 음악에서 황금비율과 피보나치수열의 적용 예를 들면, 헝가리 음악가 바르톡(Bela Bartok, 1881~1945)을 들 수 있다. 그는 아랍, 터키, 이집트의 민속음악까지도 채집․ 분석하여 체계화시켜 『민족음악 특수연구서』를 통해 자신이 체계화시킨 민속음악의 어법에 시각 예술에 주로 사용됐던 황금비와 피보나치수열을 적용하여 음악적 통일성을 이루고자 했으며, 황금비와 피보나치수열을 형식의 큰 테두리뿐 아니라 음정이나 화성 등 작은 부분에서까지도 적용하였다. 

 

사람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자연 사물이나 인위적인 건축물, 탈춤의 탈, 자동차, 비행기, 생활용품 전반의 디자인에서 황금비율과 피보나치수열이 오래전부터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냈으나. 최근에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사상적 조류는 이러한 자연에서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황금비율이나 피보나치수열이 전혀 적용되지 않거나 무시하고 그로테스크한 예술이 등장하는 등 미의 기준이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사람들의 문화습성에 따라서 미의 기준은 항상 변해왔다. 그때마다 인간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과 동물의 모양, 사회의 변화 모습 등에서 어떤 공통적인 변화 규칙을 끊임없이 알아내려고 노력해 왔다. 그것을 밝혀내기 위해 과학, 수학, 등의 기초 과학이 적용되고 응용학문으로 사회현상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밝혀내려는 노력이 사회학이며, 인간의 존재에 따른 기초적인 학문인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인문학이 모든 학문의 토대를 형성해 왔다.

 

인간이 왜 존재하는가? 인간이 인간답게 풍요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풀어나가는 인문학이 발달이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써 인간답게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것일 것이다.

 

물질 만능주의 시대 물질적인 풍요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의 존엄성을 깨우치지 못하고 인간을 자신의 물질적인 가치를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만 이용하려고 들 때 인간은 추악해진다. 왜 살아가는가? 하는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황금비율은 인간이 선한 행동으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미의 기준으로 했을 댐을 가정했을 성립하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생명 윤리마저 망각한 비도덕적인 악행이 미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예술일지라도 황금비율이나 피보나치수열의 약간 변화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다. 

 

황금비율은 외형적인 미학일 뿐 인간의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측정할 수는 없다, 자연계의 질서는 약육강식의 생존 논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동식물의 세계처럼 오직 생존을 위한 약육강식의 동물적인 행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황금비율과 피보나치수열의 미적 기준은 무의미할 것이다. 

 

황금비율은 우리의 생활문화 속에서 일상화되고 있다. 음식을 요리할 때도 레시피의 황금비율을 적정하게 유지했을 때 맛깔스러운 음식이 만들어지고, 집을 지을 때 집안의 가구를 배치할 때 황금비율을 적용했을 때 아름답게 꾸며질 것이다. 또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때도 생활환경이 궁핍하면, 황금비율로 아름답게 디자인한 물건보다는 내구성과 견고성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문화가 지배적일 것이다. 

 

국민의 생활 수준이 문화의 수준을 결정하고 그 수준에 따라 점차 황금비율에 따른 미적인 생활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이다. 갑자기 잘살게 되었다고 해서 미를 보는 안목과 생활문화가 곧바로 자리 잡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고급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궁핍한 생활 습성대로 행동하게 되고, 그 문화가 재생산되는 습관 때문에 새로운 생활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너무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궁핍한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국민 대다수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아 새로운 생활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의 결핍한 생활 습성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때의 충족하지 못한 욕구를 충족하려는 방어기제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결핍한 욕망을 실현하고자 작품도 쓸 줄도 모르면서 문인 노릇을 하는 문학 놀이꾼으로 전락하여 대리만족하게 된다. 

 

이런 부류들의 허명 의식이 후진 문화습성을 재생산하게 됨으로써 모든 문학단체가 시장바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인 스스로가 탐욕을 버리고 양심을 되찾아 동심으로 되돌아갈 때 가슴 속에 황금비율이 자리를 잡아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문화습성이 이 땅에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2.26 10:18 수정 2024.02.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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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