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틈의 야유

민은숙

 

틈의 야유

 

 

엄격한 시간의 진격

남녀노소

빈부격차

상하좌우

가리지 않는 공평함에

겸허해지는 나약한 우리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외면한 거듭하는 공회전에

윤회하는 달 문양이 벌리는 미세한 틈 

아무도 모르게

예정된 항로 틀어버리곤

 

정 떼는 콘티 짜놓고 리허설 반복하라고

이간질하는 와이어 크레인이 기함하게 만든다

고약하고 기괴한 야욕 채우는 회로

여유 부리는 잇새로 빛 샌다

 

끈끈한 유대만 돈독해지는 아까운 순간

허투루 낭비하고 싶지 않다

단단히 동여매는 탯줄엔

공진이 없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2.28 09:22 수정 2024.02.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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