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향토문학의 과제

김관식

향토문학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어떤 지방의 독특한 자연, 풍속, 생활, 사상 따위가 잘 나타난 문학”을 말한다. 지방자치제 이후 우리나라 향토문학이 얼마나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을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문학의 한 부분으로 지방자치 단위의 관변단체와 같은 명리적 가치 기능을 그대로 수행하는 등 구시대적 유산으로 기능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향토문학은 이름만 지역 명칭을 붙였을 뿐 향토문학다운 문학이 없이 여느 지역이나 똑같이 문학 놀이판으로 정치적 이용물이 되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향토문학의 진흥을 위해 문학상 제도를 두고 자기 고장의 역사. 문화재, 자연환경, 관광지 등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공모 형식으로 모집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이것은 향토문학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역의 홍보 목적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 행정이 시작된 이후 지방마다 전통문화에 대한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자치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하여 진신의 입신양명에만 관심을 두고 진정으로 자기 고장의 발전을 위한 일은 등한시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지역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학인들의 향토문학에 관한 관심과 실적을 살펴보면, 문학 행사 위주의 놀이 문화로 전락했을 뿐 진정한 향토문학 발전의 기틀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지역 문인들조차도 향토문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있고 향토문학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정도이다. 대부분이 실체가 없는 중앙문단에 자신의 명리적 가치를 의존하고 있는 해바라기 형의 문인들이 대부분이거나 작가역량이 미치지 못해 작품을 보는 안목이 없이 명문화된 문인단체가 있을 뿐이다. 

 

이런 사문화된 단체를 지방자치제에서 1년에 한 차례 그야말로 엉터리 작품으로 지방 유지 행세를 하려는 문인 정치꾼들의 홍보물과 유사한 지방문학지 발간기금과 이들의 문학 놀이판 지원금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상황이 곳곳에 발견되고 있는 것은 아직도 향토문학의 기반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도 남은 것이다. 향토 문인이 어떻게 하는 것이 향토문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자신의 명리적 가치 실현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지방 향토문학의 정부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할 때이다. 

 

아직도 향토문학은 중앙집권적인 문화 의식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 지역의 향토 문인들은 지역 문인단체를 바르게 이끌어갈 능력이 없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너무 많다. 따라서 지방마다 향토문학의 발전에는 관심 밖이고, 문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자신의 이 감투 놀음 입지 구축을 위한 명리적 가치 실현에 혈안이 된 나머지 감투 놀음이나 문학 놀이꾼으로 전락하여 문학 놀이판을 벌이고 있다. 

 

문인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낯부끄러운 작품으로 지방문학 지원금을 타내어 향토 문인들의 작품집 발간, 시화전, 정치선전문과 유사한 수준 낮은 향토문학 출판물을 해마다 관례로 발간하는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공공기관에서 현역 향토 시인들의 엉터리의 시를 관광명소에 시비로 세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서슴없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속출하는 것은 지방행정이 바르게 집행되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지역민들의 문화적인 수준이 뒤떨어졌음을 의미한다고 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향토문학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놀이문화로 변질하여 지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등 지방마다 향토문학이 해결해 나가야 과제가 산재하고 있는데도. 해마다 지방 문인단체의 임원 개선 시기만 되면 당파싸움을 방불할 정도의 편 가르기 정치판이 되는 것은 문학의 본질적인 기능을 망각한 가짜 문인들이 많아서 벌어지는 촌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문인은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문학작품 창작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향토문학은 이러한 진정한 문인들이 많아질 때 발전하는 것이다. 누구보다 자신보다 자신의 고장을 사랑하고 말보다는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존경을 받는다. 문인이 정치들처럼 행동하면 이미 문인이 아니라 정치꾼이다. 

 

작품 창작에는 관심이 없고 문인단체 감투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유지 행세를 하려는 구태의연한 사람은 문인이기를 스스로가 포기한 시정잡배들이다. 이런 시정잡배 같은 돈키호테 문인들이 많은 지역은 향토문학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참다운 문인은 작품 창작활동을 통해 희열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참다운 문인들이 자기 고장을 사랑하고 그 고장을 소재로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향토문학은 발전할 것이다. 어찌 창작 능력이 없이 개인이 돈벌이로 문예지를 창간하여 무자격 문인을 양산하고 그렇게 해서 문인 노릇을 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자신이 문인임을 과시하려는 문학 놀이꾼으로 활동하는 것이 문인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므로 지역마다 잡음에 그칠 날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인들이 자신 스스로가 벌거숭이 임금님임을 깨닫고 좋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할 때 지방문학은 발전할 것이다. 

 

문예지 등단을 문인 등단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문인이 아니다. 자가용 시대 승용차 면허증을 소지하고 장롱면허로 영업용 자동차를 몰고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돌팔이 의사가 진료행위를 했을 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향토 문인은 그 지역의 정신적인 문화유산을 선도해 가는 스승이다. 그런데도 정신병자와 같이 자신의 명리적 가치만을 일삼고 문인단체 감투만 쫓아가고 그 지역의 문화문예지원금을 따내어 낭비하는 활동에 앞장서는 사람을 누가 존경하겠는가? 

 

이렇게 지방마다 문인들이 향토문학을 문학 놀이로 변질시켜 엉터리 작품으로 낭송 활동을 하거나 시화전, 시비 건립, 등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명리적 가치에 혈안이 된 물질주의에 오염된 이상한 문인들은 문인 등단제도의 문제와 이들을 중앙문인단체에 가입을 주선하여 단체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비상식적인 한국문학 풍토의 병리적 현상으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작품 창작의 기초 기본 능력이 없는 까닭에 대부분 일반적인 소재로 작품을 창작할뿐더러 관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문학작품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향토문학의 본질적인 가치를 수용할 수 없는 수준 미달이기 때문에 향토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기보다는 향토문학의 질적 수준을 저하하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관심거리는 문학작품을 어떻게 하면 잘 써 볼까 하는 노력이나 자신의 창작 능력 신장을 위한 부단한 습작으로 자기 향상을 위한 연수 활동보다는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가짜 등단 옷을 입고 엉터리 작품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으로 시화전, 낭송회, 시비 세우기, 감투 자랑 등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으며 이런 활동들이 향토문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활동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면, 문학의 본질적 가치는 추락하고 향토문학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루빨리 한국문학이 본질적 기능을 되찾아 하루빨리 각 기역의 전통과 특색을 살린 향토문학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3.11 09:48 수정 2024.03.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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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