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빈 항아리

정성수

 

빈 항아리

 

 

장독대 빈 항아리에 햇볕이 가득하다

뚜껑을 닫았다

배가 남산만 해졌다

 

옆 빈 항아리에 풀벌레 

몇 마리 들어왔다

밤새도록 풀벌레들이 입을 맞춰 

노래한다

 

낮에는 해님이 놀러 오고

밤에는 어둠을 끌어안고 잠이 드는

빈 항아리는

비어 있어 좋다

 

[정성수]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94), 

동시집 『첫꽃』, 시집 『공든 탑』, 

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 외 다수,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전라북도문화예술창작지원금 및 아르코문학창작기금수혜 등 다수

작성 2024.04.09 23:28 수정 2024.04.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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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