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한인희 인턴 기자] 해외여행 숙소를 예약하다 보면 좋은 호텔은 가격이 부담스럽고, 호스텔은 다인실이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텔을 예약하려니 예산이 충분치 않고, 그렇다고 호스텔을 택하자니 낯선 사람들과 숙소를 공유한다는 생각에 영 마음이 편치 않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호스텔을 선택하기 더욱 애매하다. 단독 2인실, 4인실 등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호스텔도 있지만, 대개 4인실 혹은 6인실 중 택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본인은 다른 사람과 방을 공유하는 게 괜찮고, 공용 욕실에 개의치 않더라도 친구 혹은 가족 구성원이 이를 싫어한다면 호스텔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턱대고 호텔을 예약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중심지에 위치할수록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가며, 관광지에서 도보 거리에 있다면 천문학적으로 비싸진다. 외곽 지역이 비교적 저렴하기는 하지만, 중심지에 있는 관광 명소까지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큰 차이가 없다.
더욱이 초행길이기에 외곽 지역에서 움직이면 길 찾기도 힘들어지고, 치안에 대한 걱정도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관광지는 밤늦게까지 많은 사람이 돌아다니고, 가로등이 잘 조성되어 있어 느긋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지만, 외곽 지역 상대적으로 유동 인구가 적어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다.
호텔과 호스텔 사이에서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지 호텔을 알아보는 것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지 호텔은 말 그대로 호텔이지만, 1~2성급이라 기본적인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이지 호텔은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에는 모두 자리 잡고 있다.
이지 호텔은 이름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데, 가구들을 보더라도 굉장히 현대적이다. 높은 가격대의 호텔들이 심미성에 집중하는 반면, 이지 호텔은 그야말로 실용성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마치 이케아의 카탈로그를 옮겨 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지점별로 내부 구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자그마한 벽걸이 티비, 침대, 탁자, 옷장, 욕실로 구성되어 있다.
방의 크기도 충분했다. 대부분의 유럽 호텔은 비싼 가격 대비 협소한 방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지 호텔은 캐리어를 펼쳐 두어도 걸어 다니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호텔이기에 무료 와이피아 서비스를 제공하며, 24시간 체크인/체크아웃 카운터도 운영된다.
필자는 바르셀로나 중심부에 있는 이지호텔에서 묵은 적이 있는데, 처음 들어갔을 때 비즈니스 호텔의 정석을 보는 듯했다. 욕실에도 기본적인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를 구비하고 있었으며 위생 상태도 훌륭했다. 보통 저렴한 호텔이나 호스텔은 하수구 냄새가 나거나 청결도가 미흡한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지호텔은 정말 깔끔했다.
또한, 체크인 전과 체크아웃 후에 무료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그 덕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짐을 보관할 수 있었다. 호텔 카운터 직원도 외향적이고 굉장히 친절하다.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근한 인상을 주어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부가 서비스도 훌륭했지만 바르셀로나 이지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위치였다. 숙소에서 조금만 직진하면 바로 Ildefons Cerda 지하철역이 있어서 주위의 관광 명소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국제 공항에서도 단 30분 거리에 있으며, 중앙역인 바르셀로나 산츠에서도 16분 거리에 있다.
그야말로 바르셀로나 교통의 중심지에 있는 호텔이라고 자부할 수 있으며, 주위 치안도 안전하다. 실제로 필자가 예약하며 다양한 후기를 찾아봤을 때도 호텔의 위치를 강점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통 저렴한 호텔이 도시 외곽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단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근처에는 커다란 쇼핑몰도 자리 잡고 있어 구경하기 제격이다. 특히 더운 여름날 바르셀로나를 방문했다면 잠깐의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쇼핑몰 안에서는 신선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는데, 다양한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그 즐거움은 배가 된다.
다만 이지호텔인 만큼 비싼 호텔만큼의 서비스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대표적으로, 방 청소가 매일 무료로 이루어지는 보통 호텔과 달리, 이지 호텔은 추가금을 지불해야만 매일 방을 청소해준다. 그러나 방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이라면 3박 정도까지는 따로 방 청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음으로, 세탁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으며, 세탁기와 건조기도 없다. 오랜 기간 여행하다 보면 옷을 세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세탁기가 있는 곳을 찾고는 한다. 물론 한 달 분량의 옷을 다 챙겨올 수도 있겠지만, 짐이 너무 많아 번거로운 일이 한둘이 아니게 된다.
근처에 무인 빨래방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옷을 가지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있다. 따라서, 세탁 서비스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다른 곳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선 두 가지의 사소한 불편함을 제외하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호텔, 호스텔, 한인 민박, 에어비엔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넘쳐나는 숙소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각자의 장단점이 명확하고 개인의 선호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호텔과 비슷한 서비스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누리고 싶다면 이지 호텔이 좋은 기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