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해마다 학교에서 한국119청소년 단원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119청소년단은 소방서에서 학교와 협력하여 운영하는 단체로 안전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어린이 소방관을 길러내는 청소년단체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안전 특히 어린이 안전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시점부터 사람들은 안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이것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회에서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일회성으로 주말에 아이를 안전체험관에 데려다주고 먼발치에서 안전체험활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는 정도일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전을 알려주기도 쉽지 않거니와 수준 높은 안전 의식을 정착시킬 수 없다.
이제 안전은 생활 습관화되어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한 습관화와 반복 숙달을 통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생활 습관을 정착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학교에서는 안전교육을 교과와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부족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과학을 가르치려면 선생님이 과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듯이 안전교육을 하려면 먼저 선생님이 안전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안전을 가르칠 수 있다.
완강기라는 피난기구가 있다. 이 피난기구는 과학의 도르래 원리를 사용한 기구로 감속기가 적용되어 화재 시 고층에서의 피난을 도와준다. 문제는 완강기를 설치해 보고 사용해 본 선생님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점을 안타깝게 여겨 선생님들에게 한국 119청소년단을 지도하는 것을 추천하곤 한다. 한국 119청소년 단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소방서와 협력하며 여러 가지 안전에 대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소방서의 안전 기반 시설을 연계시켜 교육에 활용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여건이 허락하는 경우 안전체험관 등을 방문하여 소방관으로부터 직접 안전교육을 사제동행으로 같이 받고 눈높이 안전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이것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실제적인 안전교육 사례인 것이다. 무조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계곡의 폭포에는 어떤 부분이 위험하니 그 부분을 피해서 즐겁게 놀이를 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실제적인 안전교육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교육을 받은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위험을 슬기롭게 잘 회피하고 극복하며 성장할 수 있다.
지역 안전 유관기관인 소방서와 교육기관인 학교가 서로 협력하는 접점에 한국 119청소년단이 있으며 이 청소년단체의 지도를 통해 우리는 어린이 소방관을 해마다 수천 명씩 길러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안타까운 점을 발견하곤 한다.
한국 119청소년단은 소방서의 예산으로 운영이 되다 보니 많은 학교에 창단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가능하다면 소방서의 예산을 조금 더 증액시켜 더 많은 아이들이 한국119청소년단의 여러 활동을 경험하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부분에서 소방서 담당자분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방청의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이다.
[서동욱]
1급 정교사
미국 화재폭발조사관
소방안전교육사 및 소방학교 외래강사
소방안전교육사 국민안전교육실무 교재 편저
어린이 안전교육전문가 사람책(대구시립중앙도서관 등)
한국119청소년단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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