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고성에 가면 상족암이 있다. 공룡시대 공룡이 살았던 공룡 발자국 흔적이 지금까지 바닷가 바위에 남아 있다. 수만 년이 지났지만, 갯벌을 걸었던 발자국이 퇴적암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공룡의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가야 시대 고분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등 고대 문화의 자취가 남아 있다.
그런데 이 고장에 동심의 숲을 가꾸는 사람이 살고 있다. 동화 작가와 그와 친분이 두터운 부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홍 이사장 부부, 세분이 이만 육천 평의 임야를 사들이어 삼십 년 전부터 터를 잡고, 동시 동화 나무의 숲을 조성해 왔다. 이분들은 『열린 아동문학』이라는 계간지를 발간해 오면서 잡지 특집에 소개한 작품 중에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해마다 문학상을 시상해 왔고, 잡지에 수록한 동시, 동화 작가에게 나무 한 그루와 결연 맺어 왔다. 나무 이름 돌에 시인, 작가명과 수록 작품명, 그리고 실린 연도를 새겨놓았다.
나무 한 그루에 동시, 동화 작가의 이름을 새겨놓은 아동문학의 상족암 공원을 꾸며놓은 것이다. 숲 중앙에 ‘동시동화나무숲’ 행사관으로 넓은 1층 작은 도서관 겸 행사장 벽면 서가에 동시 동화 작가의 저서를 전시해 놓고, 2층은 숙소로 쓰고 있다. 해마다 여기에서 동시동화나무의 숲 행사와 문학상 시상식 등 두 차례 모임을 갖는데. 계간지에 실린 해당 동시 작가와 동화 작가들을 초청해 하룻밤을 머물면서 우정을 쌓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아동문학 사랑방이다.
현재 많은 동시, 동화 작가들의 나무들이 이름표를 달고 숲을 이루고 있는데, 매주 쉬는 날이면 부산에서 세 분이 이곳으로 와서 숲을 가꾸고 있다. 동백나무, 치자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등등 수천 종의 희귀나무와 꽃나무들을 가꾸어 놓았다.
이곳은 동시동화나무 숲 발행인이자 사단법인 동시동화나무의 숲 홍 이사장 부부와 동화 작가 배모 작가가 꾸며놓은 아동문학 이상촌이다. 동시 동화 작가들을 위해 생전에 1 나무 1 시인, 또는 1 나무 1작가와의 결연 기념식수를 지정해놓 고 가꾸는 사업을 펼쳐왔는데, 사후에는 수목장의 역할을 대행하는 다목적의 숲이다. 이곳은 동심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등불을 켠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의 족적을 나무와 결연을 맺어놓은 동심의 상족암이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여러 행사를 통해 아동문학가들에게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는 등 아동문학의 발전을 산실이자 아동문학들의 족적이 기록되는 동심의 상족암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원이 제 모습으로 조성되기까지는 수많은 기간 동안 두 분이 의형제처럼 사이좋게 숲을 가꾸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고성지방 새로운 관광명소로 관광 지도에도 안내가 되는 등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많은 사람이 동심의 향기를 찾아 이곳을 찾고 있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이 명소로 자리 잡기까지에는 동화 작가와 횟집 사장의 특별한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우연히 횟집에 들른 동화 작가는 부산의 모 언론기관이 운영하는 아동문학 잡지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횟집 사장과의 친밀한 관계가 되어 동화 작가는 자신이 아는 분들을 횟집 손님으로 널리 소개하고 홍보하여 횟집이 번창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동화 작가의 헌신적인 홍보로 인해 횟집 매출이 늘어나 많은 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 고마운 은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횟집 사장은 동화 작가의 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아동문학의 이상촌을 꾸미는데,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시작 당시, 고성의 오지마을을 우연히 지나다가 낡은 집 한 채를 발견하고 이 집과 그 주위의 임야 1만여 평을 사들이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횟집 사장은 친구인 동화 작가 이름으로 1만여 평의 임야를 등기이전까지 해주었고, 서울에서 발간하던 계간 『열린 아동문학』을 인수하여 현재까지 100호를 발간하는데 필요한 모든 경비를 부담해 왔다.
해마다 1회 문예지에 수록한 동시 동화 작가들을 초청하여 1박 2일 숙식을 제공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이 되고 있고, 이분들에게 나무 한 그루씩 선물하여 이름표를 돌에 새겨 영원히 기념식수 겸 사후에는 수목장의 기능까지 겸하도록 배려하는 등 아동문학 작가들의 숲 공원이다.
열린 아동문학 작은 도서관 겸 행사장은 2층 건물로 1층은 도서관 겸 행사장, 2층은 숙소로 이용하고 부대시설로 다실 1동, 열람실 1동, 창고 등을 동시동화나무의 숲 관리 사옥을 짓고, 주차장과 좁은 진입도로를 넓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최근에 주위의 임야 1만 6천 평을 더 매입하여 총 2만 6천 평의 숲 가꾸기 부지를 확장 조성하여 산책로를 만들고 여러 가지 나무를 심는 대공사를 완료했다.
이제까지 모두 두 분의 피와 땀의 결실로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고성의 관광지 명소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제 고성군에서도 동시 동화 나무, 숲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도로를 확장해 주는 등 명실공히 고성군의 관광명소로 재도약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문학 작가들을 총망라해서 꾸며놓은 고성의 동시 동화 나무숲 공원은 이제 명실공히 동심의 상족암이 된 셈이다. 이 두 분의 우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삶인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동 심적인 삶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물질 만능주의 시대, 자신의 재물을 친구와의 공동의 목표를 흔쾌히 나누어 주고, 모든 『열린 아동문학』 발간비와 문학 시상비. 행사 초청 손님 접대비까지 모두 후원자 역할을 하는 열린 아동문학 발행인이지 동시 동화 나무숲 이사장인 부산 방파제 횟집을 운영하는 홍 이사장의 아낌없는 헌신과 계간 『열린 아동문학』이 나올 수 있도록 원고청탁에서부터 편집 발행 모든 일을 도맡아 하며 틈나는 대로 동시 동화 나무, 숲에 와서 나무를 심고 가꾸는 동화 작가 배모 씨 두 분의 아름다운 동행은 오늘날 보기가 드문 일이다.
남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재능과 재물을 나눌 수 있는 일은 흔치 않다, 헌신과 봉사로 두 분이 흘린 땀의 결실인 동시동화나무의 숲 공원은 두 천사가 어린이 사랑을 실천한 명소로 공룡 발자국처럼 영원히 찾아오는 관광객들 모두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공룡시대 수많은 공룡이 살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곳은 몇 군데 안 된다. 주로 바닷가에 남아 있는데 갯벌에 공룡이 지나가다가 새겨진 발자국이 퇴적암이 되어 남게 된 것인데. 상족암이 있는 고성에 조성한 동시 동화나무의 숲은 공룡 발자국처럼 아동문학인들의 나무들은 영원히 남아서 찾는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것이다.
피카소는 “인생의 의미는 자신의 재능을 깨우치는 일이며, 인생의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명예를 탐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욕심을 부리며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의 꿈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내놓고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동시 동화 나무숲 공원은 두 분의 천사 같은 발자국은 동심의 상족암으로 재탄생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