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해재단(이사장 이용흠) 이순신학교 청년이순신아카데미 13기생들이 5월 25일 한산도 답사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남송우 교장을 비롯하여 자체교육 강사진도 참석했으며 현장 강의는 서울에서 온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장이 맡았다.
부산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한 이들은 통영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한산도로 들어갔다. 이동하는 중 해상에서 이봉수 소장이 한산대첩의 경과와 역사적 의의에 대해 해설하면서 주변 일대의 견내량, 돛단여, 방화도, 화도, 상죽도, 하죽도, 고동산, 동섬, 거북등대 등에 얽힌 구전 설화도 맛깔나게 해설했다.
일행은 삼도수군 사령부가 있었던 제승당과 수루, 사정, 제승당 유허비를 둘러보고 이순신 장군의 영을 모신 충무사에서 청년아카데미 대표가 고유문을 올리며 참배했다.
이어서 버스를 타고 한산도 일주여행에 나선 이들은 소금을 만들던 염개 대고포를 지나, 장곡, 독안, 창좌리, 창동, 입정포를 지나 한산면사무소가 있는 진두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조선수군의 무기 제작소가 있었던 야소, 군복 제작과 수선을 했던 의암, 군수품 하역 창고가 있었던 하포, 진법훈련을 했다는 장작지, 둔전을 경작한 대촌들, 적의 머리를 많이 베었다는 설화가 있는 두억리를 지나 1593년 7월 14일 최초로 한산진이 설치된 두을포 의항 마을을 답사했다.
개미목 의항 마을에서 이봉수 소장은 일행들에게 조선수군의 막사와 군량창고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곳 잔터골의 위치를 확인해 주었다. 의항마을과 매왜치 사이는 '큰 진터골'이고, 연접한 남쪽 골짜기가 작은 '진터골'이다. 이곳 진터골에서 운주당과 관청, 수루, 사정, 군기창고 등이 있었던 사령부까지는 매왜치 하나만 넘어서면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이날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한산대첩기념비를 둘러본 후, 남송우 교장과 이봉수 소장이 임정숙 문어포마을 이장을 인터뷰하여 구전 설화를 채록한 것이다. 임정숙 이장은 깃대먼당, 얏비기산, 활을 쏘며 말 달리던 곳, 신선바위와 물어포 지명의 유래, 한산대첩이 있었던 장소 등에 대해 이 마을에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를 구술했다.
깃대먼당은 깃대를 꽂아두었던 얏비기산 정상으로 전염병으로 병사한 조선수군의 원혼들에게 여제를 지냈던 여제단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진터골에서 바라보면 앞산이니까 전봉(前峰)이라고 했다.
'먼당'은 산꼭대기라는 뜻의 경상도 방언이며 '얏비기'는 엿보기란 뜻의 방언이다. 적의 동태를 살피고 몰래 엿보기 위한 일종의 망산이 얏비기산임을 알 수 있다. 깃대먼당과 문어포아을 사이의 평평한 능선은 활을 쏘며 말 단리던 곳이라는 설화가 전해오는 곳으로 1594년 한산도에서 시행했던 무과 시험장이 있었던 장소다.
임정숙 이장은 한산대첩이 있었던 장소도 기존 학계에서 주장하는 관암과 화도 앞바다가 아니고 문어포마을 앞의 넓은 바다라면서 구전 전승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를 구술했다. 거기서 패퇴한 왜군이 문어포 북단으로 후퇴하여 신선바위에 이르러 물길을 물었고, 신선복장을 한 노인이 알려준 거짓 정보를 믿고 한산만 안쪽 개미목으로 들어가서 몰살당했다는 이야기다.
이번 답사여행에 앞서 김종대 부산여해재단 명예이사장은 난중일기에 등장하는 선인암, 사인암, 한산도 상봉, 방이 있는 수루, 대나무 수도, 삼도수군의 진영이 있었던 각각의 장소 등을 찾아보자는 숙제를 던졌다. 이와 관련하여 이봉수 소장은 "현장답사를 통해 역사적인 장소가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으며, 현지인들이 전해주는 구전 설화가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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