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김애란 단편 '물속 골리앗'에 보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자세

민병식

김애란(1980 ~ ) 작가는 인천 출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이 작품으로 2003년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등이 있고 수상 경력으로 장편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있다. 수상 경력으로 동인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 작가상, 이상문학상, 한무숙 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에 세 번째로 실려 있기도 하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마을의 외곽 고지대 4층 열여섯 가구가 재개발 아파트에 산다. 

 

20년 담보 대출을 모두 갚고 자기 집이 되었지만, 재개발로 집을 잃을 처지다. 거기에 소년의 아버지는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회사를 상대로 항의하다가 크레인 위에서 죽었다. 실족사로 처리되었지만, 아버지의 시체는 물대포를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물에 흠뻑 젖은 채로 사망했다. 

 

엄마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전기와 수도, 통신이 끊긴다. 쌀이 있지만 음식을 해 먹을 수 없다. 계속되는 장마에 곰팡이가 나고 냉장고의 음식들은 모두 상한다. 임시로 빗물을 그릇과 비닐봉지마다 받아 놓고 미숫가루를 먹으며 생존한다. 이 와중에 엄마는 아버지의 무덤이 비에 쓸려나갈까 걱정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람들이 하나, 둘 다른 곳으로 모두 이주하고 비로 인해 소년의 집만 남은 상태, 당뇨병이 있는 엄마가 약이 떨어지고 혼수상태가 되기 전까지 소년은 먹는 거, 배설하는 것만 해결하면 사람들이 구하러 올 거라고 생각한다. 물이 담긴 비닐봉지를 칼로 찌르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던 엄마가 죽고 장마로 불어난 물이 아파트를 잠식하자 소년은 방 문짝으로 뗏목을 만들어 엄마의 시신과 함께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엄마의 시신을 놓치고 물 위로 둥둥 떠 오른 골리앗 같은 크레인 위에서 아버지가 체조하는 환상을 본다. 다가갔을 때 그 환상은 없어지고 어디선가 떠내려온 라면 한 봉지와 사이다 한 개를 먹는다.

 

​왜 제목이 물속 골리앗일까. 성경에 보면 홍수에서 살아남은 자는 방주를 만든 노아이고 골리앗은 소년 다윗과 싸워 패배한 거인이다. 세상의 권력과 맞서 싸운 아버지나 호우 속에 있는 소년이나 골리앗 같은 외부의 횡포에 맞설 힘이 없다. 그러나 소년은 호우 속에서 자신이 아홉 살 때 수영을 가르쳐준 아버지를 생각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골리앗 크레인을 보면서 그리고 물에서 아버지가 가르쳐준 수영법으로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골리앗 크레인 밑 둥에 매달려 살아남는다. 포기하지 않는 노아와 다윗의 마음으로 누군가 올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는 수많은 골리앗들이 위협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불평등, 부조리, 탐욕, 거만, 비양심, 물질 만능, 범죄. 등 이러한 것들이 뱀처럼 혀를 내밀고 태초의 순수하고 착했던 인간의 마음을 타락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망가진 인간성을 회복해야 하고 서로 돕고 연대하며 함께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살만한 세상, 선의지의 세상, 희망 있는 세상은 우리의 것만이 아닌 우리의 후세 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기 때문이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4.07.10 10:35 수정 2024.07.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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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