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짓고 못 산다.”
“때린 놈은 가로 가고 맞은 놈은 가운데로 간다.”
“때린 놈은 다리를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리를 뻗고 잔다.”
어릴 적에 이런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며 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수없이 깨달았다.
젊은이들이 늘 귀에 담아 두면 편히 두 다리 뻗고 잠을 이룰 수 있어 아침마다 즐거움이 가득할 것이다.
‘윤리’와 ‘도덕’이라는 말의 차이점이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윤리’(倫理)를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라고 정의한다. ‘도덕’(道德)을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 관계를 규정한다.”라고 정의하면서 비슷한 말이 ‘인의’(仁義)라고 명시해 놓았다. 이 ‘인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의”라는 뜻이다. 결국, 사전적 의미로 ‘윤리’와 ‘도덕’은 비슷한 말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윤리’와 ‘도덕’이라는 규범을 지키는 것을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긴다. 인간의 생각은 규범을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행동은 따로 놀기도 한다. 삶에 있어 ‘윤리’와 ‘도덕’이라는 규범이 없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인간도 동물적 본능이 내재해 있어 ‘윤리’와 ‘도덕’만으로는 인간의 본능과 충동적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인간은 ‘질서’ 수준의 윤리와 도덕이라는 선을 쉽게 넘기도 한다. 더 강력한 규제를 요하는 ‘규범적 윤리와 도덕’을 장치해 놓기도 한다. 더는 넘지 말라는 의미에서 ‘법’을 만들어 규제한다.
‘윤리’와 ‘도덕’은 이성적 규범이지만, 추상적·이상적 요소가 강해 인간의 다양한 사고(생각)와 사유를 모두 빨아들이지 못한다. 그 다양성을 억지로 담아내더라도 용광로처럼 용해하지는 못한다. 달리 보면 사고의 다양성을 빨아들이지 못하거나 용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이 ‘윤리’와 ‘도덕’이라는 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를 거부하는 자들이 너무 많아 가치 있는 ‘규범적 윤리와 도덕’이 허물어지는 사태에 이르기도 한다. 인간은 더 강도 높은 ‘법’이라는 이성적 규제를 만든다.
오늘날 ‘윤리’와 ‘도덕’을 거부하는 자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온갖 법이 탄생하였다. 이렇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사건이 발생한다.
“법을 두려워하면 아침마다 즐겁고, 나라의 일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한다.”라는 말을 늘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법과 질서를 지키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만, 이를 어기면 왠지 불편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꺼림칙한 일은 스스로 피하는 것이 상책일 수도 있다.
“죄짓고는 못 사는 법이다.”
늘 이 말을 되새기다 보면, 잠자리도 편하고 아침마다 즐거움이 충만하여 나날이 평안할 것이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