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전쟁’의 끔찍함

민간인, 민간 인프라 및 주거 지역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 요구

 

국경없는의사회는 7월 2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쟁으로 인해 수단 지역사회들이 무차별적인 폭력, 살인, 고문, 성폭력에 직면하고, 보건 종사자와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보호가 불가능해진 현실을 전한다.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전쟁: 수단 내 분쟁과 폭력으로 야기된 인명 피해(A war on people – The human cost of conflict and violence in Sudan)’라는 표제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수단군(Sudanese Armed Forces, SAF)과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 및 그 지지자들이 수단 전역에서 주민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폭력을 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23년 4월 전투가 시작된 이후 병원이 공격당하고, 시장이 폭격당하고, 가옥이 파괴되는 등 전쟁은 수단 전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전쟁 중 부상 또는 사망한 총 인원에 대한 추정치는 다양하지만, 수단 전역 8개 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원 병원 중 하나인 카르툼(Khartoum)주의 옴두르만(Omdurman) 소재 알 나오(Al Nao) 병원에서만 2023년 8월 15일부터 2024년 4월 30일까지 폭력 사태로 인한 부상 환자 6,776명을 치료했고 하루 평균 26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국에서 수천 명의 분쟁 관련 부상 환자를 치료했으며, 대부분 폭발•총격•칼부림으로 인한 부상이었다.

 

알 나오 병원의 한 의료 종사자는 해당 도시 내 주거 지역에서 일어난 포격의 여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약 20명이 도착하자마자 사망했고, 일부는 이미 사망한 채로 도착했습니다. 대부분은 이미 손이나 다리가 절단된 채로 매달려 있었죠. 몇몇 사람들은 피부가 일부만 남아 두 팔다리가 간신히 붙어 있는 상태였고요. 한 환자는 다리가 절단된 채로 왔는데 그 보호자가 절단된 다리를 손에 들고 뒤쫓아왔죠.”

 

_알 나오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료 종사자

 

이번 보고서에는 특히 다르푸르(Darfur)에서 발생한 성 및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2023년 7-12월까지 수단 국경에 인접한 차드 난민 캠프들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 1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0%가 무장한 가해자에게 학대를 당했고, 50%는 본인 자택에서, 40%는 여러 명의 가해자에게 강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단에 남아 있는 생존자들의 증언과도 일치하며, 실향민 이동 경로와 자택에서 여성들에게 성폭력이 어떻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해당 분쟁의 특징적 양상 중 하나다. 한 국경없는의사회 환자는 2024년 3월 게다레프(Gedaref)에서 발생한 사건을 설명한다.

 

“우리 동네 사리바(Sariba)에서 두 명의 어린 소녀가 실종되었습니다. 이후 납치되었던 제 형제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두 소녀가 자신이 구금되었던 집에 두 달 동안 있었다고 말했죠. 그는 그 소녀들에게 나쁜 일, 그들이 소녀들에게 할 법한 나쁜 일을 가한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_국경없는의사회 환자

 

이번 보고서에는 다르푸르 주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인종적 폭력을 자세히 설명하는 증언이 담겨 있다. 증언에 따르면, 2023년 여름 남다르푸르(South Darfur)의 니알라(Nyala)에서는 신속지원군 및 이들과 연합한 무장 세력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마살리트(Masalit)족과 기타 비아랍계 인종들을 대상으로 약탈, 구타, 살인을 자행했다.

 

전쟁 기간 내내 병원들은 매일 약탈과 공격에 시달렸다.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의 겨우 20-30%만이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최소 수준 가동중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자산 및 인프라에 대한 최소 60건의 폭력 및 공격 사건을 자체적으로 기록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옴두르만 소재 알 나오 병원은 세 차례에 걸쳐 포격을 받았으며, 5월에는 공습으로 인한 폭발로 엘 파시르(El Fasher)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바비커 나하르(Babiker Nahar) 소아 병원 집중치료실(ICU) 지붕이 붕괴, 아동 2명이 사망했다. 이후 해당 병원은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보건 체계가 주민들의 수요를 적절히 충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인도주의 및 의료 단체들은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당국이 인도주의 구호 단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자를 보다 순조롭게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인력과 필수 물자 통과를 허용하는 여행 허가 발급이 자주 거부되는 등 행정적 조치가 필수 의료지원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방해하는 상황이다.

 

“전쟁 당사자들의 폭력은 사람들에게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이때 이를 방해하고 차단하며 말려죽이는 행정적 제약을 통해 더욱 복잡해집니다. 도장과 서명의 문제도 수단에서는 총알과 폭탄만큼이나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전쟁 당사자들에게 인도적 지원 확대를 가능케하고 무엇보다 민간인, 민간 인프라 및 주거 지역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함으로써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합니다.”

 

_비키 호킨스(Vickie Hawkins) / 국경없는의사회 네덜란드 사무총장

 

 

작성 2024.07.24 11:10 수정 2024.07.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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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