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할까

신기용

“맑은 물에 고기 안 논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아니 모인다.”

 

이 속담은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과연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할까?

 

이 말은 과학적으로 엉터리다. 우리 속담처럼 가어(家語)에서도 “사람이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라는 말에 상응한 비유로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라고 씌어 있다. 이 말이 진리일까?

 

우리나라는 물을 1~4급수로 나누어 관리한다. 가장 맑은 물은 1급수다. 가장 더러운 물이 4급수다. 과학적으로 1~3급수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만, 가장 더러운 4급수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현대 과학으로 살펴보면, 얼토당토않은 말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수자원 관리 기준을 보면, 1급수 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다. 식수(마시는 물)로 관리하므로 수영을 금지한다. 2급수 물은 마실 수는 없지만, 수영은 할 수 있다. 3급수 물은 흙, 모래, 자갈 등이 섞여 물이 탁하다. 4급수 물은 오염이 심해 썩은 냄새가 나며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물고기 서식을 보면, 1급수 물에서는 산천어, 버들치, 어름치, 금강모치, 가재 등 고급 어종이 산다. 2급수 물에서는 은어, 쉬리, 쏘가리, 피라미 등이 산다. 3급수 물에서는 붕어, 미꾸리, 메기 등이 산다. 4급수 물은 산소가 부족하여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물고기는 과학적으로 맑은 물에서 더 잘 산다. 4급수 물에서는 살 수가 없다. 

 

간디스토마(간흡혈충)를 보더라도, 맑은 1~2급수 물에 사는 물고기에도 기생하지만, 3급수 물에 사는 물고기에 더 많이 기생한다.

물고기는 물이 맑아야 더 잘 살 수 있다. 더럽고 탁한 물에서는 산소가 부족하여 죽어 버린다. 그렇다면 “사람이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정상적인 현대인들은 시정잡배 같은 사람보다 반듯한 사람과 사귀려고 한다. 사람은 유유상종, 끼리끼리 어울린다. 

 

사람을 아무나 사귀면 뒤통수를 맞고 낭패를 당할 수도 있고, 나쁜 일에 휘말릴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람을 가리고 가려서 사귀어야 훗날 후회하지 않는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4.09.04 09:44 수정 2024.09.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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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