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대한민국 시골 풍속도] 빈집

김관식

 

빈집 

 

 

시골 마을

빈 집이 늘어났다.

 

모두들 도시로 떠나고

폐가가 된 빈집들

전설의 고향이 되었다.

 

마당에는

개망초, 쑥부쟁이, 한삼덩굴 등 온갖 잡초들이

어울렁더울렁

뒤뜰 언덕바지

대나무들이 빈 집을 에워쌌다.

 

땅속 몰래 

야금야금 숨어들어

구들장 뚫고

유월

죽순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대대로 이어온

뿌리를 잘라내고

회색도시로 나가 떠도는

옛 주인들을 위해

아궁이에다 불을 지피듯이

방안 가득 족보를 펼쳐놓았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10.31 09:22 수정 2024.10.31 10:04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