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서문강 [기자에게 문의하기] /
쥐불놀이
신나게 얻어맞은 깡통
피딱지 떨어져 땜빵 되어도
벙어리 삼룡이가 되어 히죽거린다
작은 불 시앗들이 동족을 태워
매서운 찬바람에 맞서 대항하면
밤하늘이 팔짱 끼고 관조한다
살짝 덮은 살얼음 이불 덮은 논
도깨비불 동그라미가 지축을 흔든다
하나 둘 셋 넷 서로 장단 맞춘
시절이 공전하고
순수가 자전하며
빨간 입술로 어둠을 집어 먹는다
아이는 볼에 꽃 키우고
신난 장갑이 불꽃 이빨에 깨물려도
신나서 상모 돌리는 밤
동심 지핀 불면한 달 노곤해지면
턱 고인 별이 지키는 저녁
밤이 비운 허공에서 불꽃이 경주마 들인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