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시기 조선 수군에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많은 장수들이 있었다. 그들 가운데 수군절도사를 지낸 인물들은 각 수군진과 군현의 장수들을 지휘하는 고위 관직에 있었으므로 역사적인 측면에서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임진왜란 강화 기간인 1596년부터 칠천량해전이 벌어진 1597년까지 충청수사를 역임한 최호도 그러한 인물이다.
최호(崔湖)의 자는 수부(秀夫), 시호는 충원(忠元), 본관은 경주(慶州), 생몰년은 1536년~1597년이다. 『경주최씨대동보』에 따르면 그는 경주최씨 화숙공파(和淑公派) 파조 최현우(崔玄祐)의 6대손이다.
최호는 그를 충청수사로 제수하는 교지가 현전하므로 그가 충청수사가 된 시점을 정확히 상고할 수 있다. 그 교지에 적힌 제수 날짜는 1596년 4월 9일이다.
『선조실록』의 기사나 몇몇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최호가 1596년 충청수사로 등장하는 기록이 발견된다. 다음은 그러한 해당 기록 가운데 『선조실록』의 기록이다.
『선조실록』 권77, 선조29년(1596년) 7월 13일 무인 3번째기사
왕이 이르기를 "이번에 적(이몽학의 난을 말함)을 섬멸한 공은 최호가 상(上)등이다. 최호는 수사(水使)로서 역적에 대한 기별을 듣자 군사를 거느리고 달려가 <<후략>>"라고 하였다.
최호는 충청수사로 제수된 직후인 1596년 7월 이몽학의 변란이 발생하자, 곧바로 변란의 토벌에 앞장서서 공을 세웠다. 그러한 까닭으로 위 『선조실록』의 기사를 비롯한 여러 사료에 관련 기록이 전한다. 또한 이몽학의 변란을 토벌한 공을 포상하기 위해 그를 청난이등공신으로 봉하는 교지도 현전한다.
흥미롭게도 1596년 충청감사를 지낸 이정암(1541~1600년)의 문집 『사류재집』에 수록된 이정암의 일기에는 전임 충청수사 선거이(宣居怡)와 신임 충청수사 최호가 1596년 8월에 교대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충청감사 이정암이 충청수사의 바로 위 상관일뿐만 아니라 이정암의 일기가 당대 기록이므로 1596년 충청수사 교대 기록은 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로 미루어보아 신임 충청수사 최호가 이몽학의 변란을 진압한 이후 8월에 이르러서야 전임자 선거이와 교대를 한 것 같다.
최호와 관련하여 한가지 주목할 점은 그와 그 가족의 홍패 및 교지 등 약 30여 건의 관련 고문서가 현전하는 사실이다. 한국학자료센터의 한국학자료포털에서 '최호(崔湖)'의 이름을 검색하면 고문서의 사진과 설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의 고위 무관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최호 관련 고문서는 살펴볼 가치가 있는 사료이다.
충청수사 최호는 칠천량해전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자료]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한국학자료센터 한국학자료포털
한국고전종합DB, 이정암(李廷馣), 『사류재집(四留齋集)』 권8, 「행년일기하(行年日記下)」
『경주최씨대동보(慶州崔氏大同譜)』
[윤헌식]
칼럼니스트
이순신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저서 : 역사 자료로 보는 난중일기
이메일 : thehand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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