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숙 시인 ‘수평의 힘’, 제9회 한국NGO신문 신춘문예시 부문 당선

1,100여 편의 경쟁 속에서 최종 당선… “詩는 영원한 짝사랑”


안정숙 시인의 작품 ‘수평의 힘’이 제9회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신춘문예는 전국에서 총 1,1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치열한 경쟁 끝에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당선작이 결정됐다.


1,100여 편 중 최종 선정… 200만 원 상금과 상패 수여

지난 11일, 이오장, 안재찬, 이솔, 김선진, 김해빈, 김기덕 시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블라인드 예심이 진행되었으며, 이를 통과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18일 최종 심사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평의 힘’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으며, 당선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이번 심사에는 이승복 시인과 유성호 문학평론가가 참여했으며, 심사위원단은 “완결성과 유연성, 형상화의 주제의식과 진정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한, “미학적인 요소와 간절함이 조화를 이루며, 수평과 수직의 교차 과정이 당선자의 짧지 않은 적공(積功)의 세월을 보여준다”고 심사평을 밝혔다.당선작 ‘수평의 힘’은 공간을 설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내면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시적 표현을 담아냈다. 공간의 형성과 변화를 시적인 언어로 풀어내면서, 건축적 요소를 통해 삶을 성찰하는 깊은 시선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정숙 시인


“詩는 영원한 짝사랑, 변심한 애인을 붙잡는 것 같다”

당선 소감을 밝힌 안정숙 시인은 “시는 영원한 짝사랑과 같다”고 말하며, 시를 쓰는 과정이 마치 변심하는 애인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과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사막의 모래바람을 끝없이 헤쳐 나가는 낙타의 긴 속눈썹을 사랑한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변하는 모래의 물결처럼, 시를 쓰는 과정에서도 길을 잃고 멀리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다시 시를 끌어당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혼자 웃곤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과 김포 문우님들, 문예대학 강사님들, 윤성택 시인님, 모닝포엠 문우님들, 서상민 시인님께 감사를 전하며, 함께 고민하고 나누었던 시간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과 시행착오가 결국 자신만의 색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수평의 힘’이 전하는 깊은 울림

당선작 ‘수평의 힘’은 안과 바깥, 균형과 일탈, 공간과 내면이라는 대조적 요소를 중심으로 커피숍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과정을 시적인 감각으로 표현했다. 작품 속에서 공간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인의 철학과 예술관이 담긴 하나의 형상으로 변모한다.


심사평에서도 “벽을 세우고 조도를 조정하는 과정이 시인 자신의 문학적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공간을 설계하는 행위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예술적 창작 행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인의 문학적 시선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수평의 힘’은 시인의 예민하고도 단단한 시적 형상을 담아내며, 글쓰기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삶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간절함과 미학적인 요소가 결합되면서, 긴 시간 동안 다듬어진 표현력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NGO신문 신춘문예는 매년 신인 문인을 발굴하며 문단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정숙 시인의 이번 수상이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되며, 앞으로도 더욱 깊이 있는 작품으로 독자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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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의 힘

안정숙


풍경을 펼쳐놓고

안쪽과 바깥쪽을 짐작하면

밀거나 당기는 힘이 미래가 된다


허리에 공구 벨트 맨 그가 사다리에 올라서면

새로 들어설 커피숍이

거미줄같이 가상의 선으로 연결된다

창문 너머까지 이어지는 빛처럼


내부를 위해 바깥을 세워 가는 동안

바깥이 내부의 마음을 쉼 없이 기웃거린다


서녘의 공중에 타카를 박는다 

탁탁 어스름 속에서 낯선 별이 되고

그것이 모여 별자리를 만들고

벽은 나무의 온화한 질감을 닮아간다


눈금이 벽면 둘레를 수정할 때

그는 이미 마감재 작업이 진행 중인데


선풍기 회전 방향 따라 흩어지는 잡념들 

집기들이 배치될 공간에 수직의 꿈을 잰다 


지친다는 말을 하면 비스듬해진다


가끔 사다리가 휘청거릴 때는 

몇 톤의 업을 두른 것처럼 몸이 뻣뻣하다

어깨는 자투리만 한 내일의 각도를 재고

생활은 어긋날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고


자석 수평계 위치 0점에서 생각은 고르고 판판하다

그에게 일탈이란 

나무판자가 스스로 휘어지는 것뿐

거리의 조도가 점점 줄어든다


전동드라이버가 겉돌던 꿈을 완벽하게 조인다 

벽에 세워 둔 유칼립투스 목재도

제 순서라는 듯 움직거리는데


단단하게 박은 하루가 저물어간다


가게 안을 둘러보는 사내

흔들림 없는 눈동자가

유리문에 비친 자신과 수평을 이룬다 


<안정숙 프로필>

2022. 한탄강문학상 시 부문 은상

2024. 천강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작성 2025.03.10 15:03 수정 2025.03.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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