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파면된 가운데, 광주광역시 광산구 박병규 구청장이 강도 높은 논평을 내며 주권자 시민의 승리를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4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매서운 눈보라와 꽃샘추위를 견디며 윤석열 파면을 외친 시민들의 승리”라며 “심연에 가라앉았던 민주주의를 응원봉의 빛으로 건져 올린 주권자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경고했다. 박 구청장은 “내란의 우두머리가 여전히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내란에 부역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모든 사실을 명백히 밝혀내고 단죄해야만 대한민국의 신용이 회복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12·3 내란’이라 명명하며, “지도층의 상식과 양심이 나락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쟁 중심의 교육과 승자독식 사회가 염치를 모르는 괴물을 만들어냈다”며 “옳고 그름조차 분별하지 못하는 무리의 행동이 국가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일갈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파면 사태 이후 더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 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누군가 정해놓은 해답이 아니라, 주권자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견을 조정하고 집단지성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장의 빛과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던 경청의 힘으로,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망상과 혐오를 몰아낸 자리에 이성과 상생의 가치를 채우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따른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응이 전국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박 구청장의 이 같은 공개 입장은 향후 지역과 중앙 정치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