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895년 겨울.
221B 베이커가의 아침은 언제나처럼 침묵 속에 깨어났다.
나는 신문을 펼쳐 들었고, 홈즈는 벽난로 옆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그의 손에는 한 잔의 뜨거운 커피가 들려 있었다.
"커피 한 잔만으로도,"
그는 고요히 입을 열었다.
"사람의 생활습관, 심리, 나아가 범죄까지도 유추할 수 있지."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홈즈, 자네는 과연 커피에서도 사건을 보는 건가?"
"왓슨," 그는 잔을 한 모금 마시고는 단호히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교묘한 위장으로도 사람의 커피 취향을 숨길 수 없다네."
"예를 들어보지."
홈즈는 커피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진한 블랙 커피를 아침마다 마시는 이는 신속한 사고와 명료한 판단을 추구하는 성향을 지녔네.
그는 지식인일 가능성이 높고,
행동은 신중하며,
대화 중에도 긴 침묵을 두려워하지 않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는 사람은?"
"감각을 즐기는 사람.
복잡한 사고보다는 감정에 충실하고,
때로는 부드러움 속에 불안함을 숨기기도 하지."
홈즈는 미소 지었다.
"이처럼 단 하나의 커피 선택도, 그 사람의 마음속 지도를 펼쳐 보일 수 있다네."
홈즈는 창밖을 가리켰다.
"창밖의 카페들을 보게.
저곳들은 단지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네."
정치인들은 커피 하우스에서 비밀스런 담판을 벌였고, 신문 기자들은 거기서 최신 소문을 흘려보냈으며, 탐정과 정보상들도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거래를 했지.
"커피 하우스 하나를 관찰하면," 홈즈는 단언했다,
"그 지역의 범죄 패턴, 정치적 불안, 심지어 개인적 야망까지 파악할 수 있다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살인 사건을 추적할 때, 나는 종종 피해자의 아침 커피 습관을 조사하지.
왜냐하면 커피는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야."
"갑자기 커피 종류를 바꿨다? 그렇다면 누군가와 관계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고, 평소보다 커피 소비량이 늘었다? 그렇다면 최근에 스트레스, 위협, 두려움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네.
"커피를 끊었다? 그 사람이 중대한 결심이나, 위험한 계획이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지!"
홍즈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커피는 거짓말을 하지 않네, 왓슨."
홈즈는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셨다.
잔은 비어 있었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모든 사건은," 그는 중얼거렸다,
"하찮은 습관 속에서 실마리를 드러내지.
심지어 이 한 잔의 커피처럼."
나는 커피를 들고 생각했다.
아마도 우리가 지나쳤던 수많은 커피잔들,
그 속에 무수한 이야기와 진실이 숨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위의 글은 추리작가 코난도일의 소설 중, 탐정 셜록홈즈가 커피 마시는 내용을 기초로 구성한 필자의 순수한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최우성 목사(태은교회 담임 / 강원대학교 커피과학과 교수 / 감리교신학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Ph.D. 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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